(로스토프나도누=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손흥민(토트넘)은 포기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0-2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만회골을 뽑아냈다.
추가시간 3분이 경과한 후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바깥쪽에서 왼발로 날린 강력한 슈팅은 멕시코의 거미손 기예르모 오초아를 지나쳐 골망을 흔들었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집념으로 만들어낸 골이었다.
이번 대회 우리나라의 첫 득점이다.
두 번째 월드컵에서도 득점에 성공한 손흥민은 기뻐할 새도 없이 다시 그라운드를 뛰었으나 남은 시간은 너무 적었고 한국은 결국 1-2 패배를 맞아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놓였다.
손흥민의 득점 덕에 한국팀은 간신히 두 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를 면했다.
이날 이재성(전북)과 짝을 맞춰 투톱으로 나선 손흥민은 전반부터 멕시코에 최대 위협이었다.
한국은 경기 시작 후부터 멕시코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으나 멕시코의 패스 실수를 노린 몇 차례 위협적인 역습으로 멕시코를 긴장하게 했다.
역습의 중심엔 손흥민이 있었다.
전반 22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손흥민에게 한번에 공이 연결됐다.
손흥민은 짧은 드리블 후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두 차례 수비수의 몸을 맞고 튕겨 나왔고 페널티 아크 바깥쪽으로 가져가서 다시 때린 공은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 39분에는 다시 유효 슈팅도 기록하는 등 끊임없이 멕시코 문전을 위협했다.
후반에는 체력이 떨어진 듯 다소 움직임이 위축됐으나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집념으로 골을 만들어낸 손흥민은 종료 휘슬이 울린 후 선수들이 힘을 잃고 그라운드에 주저앉았을 때 혼자 어깨를 펴고 꼿꼿이 섰다.
눈물을 참으며 주저앉은 선수들을 일으키던 손흥민은 그러나 방송 인터뷰 중에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자신의 득점에도 팀의 패배에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 에이스의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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