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우승…"다시 시작하는 마음"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슈퍼루키' 최혜진(19)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최혜진은 24일 경기도 안산 아일랜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7억원·우승상금 1억4천만원)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최혜진은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선두 유지에 성공하며 시즌 2승째를 달성했다
작년 12월에 앞당겨 치른 2018년 시즌 개막전 효성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지 6개월 만에 다시 KLPGA 투어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지난해 아마추어로서 KLPGA 투어 2승을 거두고 올 시즌 남다른 기대를 받으며 프로 데뷔한 최혜진은 벌써 2승을 추가하며 '신인왕' 경쟁에서 확고한 우위를 다졌다.
최혜진의 신인상 포인트는 1천281점으로 2위 한진선(21)의 734점을 크게 따돌린다.
작년까지 KLPGA 투어는 3년 연속 우승이 없는 선수가 신인왕을 차지했지만, 최혜진은 이 기록을 깨고 '다승 신인왕'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신인 다승자는 2014년 백규정(23) 이후 처음 나왔다.
최혜진은 이 우승으로 대상포인트 50점을 추가, 271점을 기록하며 선두 오지현(22)을 1점 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상금 역시 4억7천960만원으로 장하나(26·4억6천2909만원)를 제치고 오지현(5억1천906만원)을 이어 2위에 올랐다.
평균타수(70.0619타)와 드라이브 비거리(260.1786야드)도 각각 3위를 달리며 '선배'들을 위협하고 있다.
전반 8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은 최혜진은 후반 11번홀(파5)에서 3퍼트로 보기를 적어내며 한때 이효린(21)에게 선두 자리를 빼앗기기도 했다.
그러나 13번홀(파4), 15번홀(파3), 17번홀(파4)에서 침착하게 버디를 잡아내며 다시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최혜진은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이번 대회에 임하면서 다시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이번 대회 전까지 아쉬움이 많았는데 극복해 낸 것 같아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슈퍼 루키' 칭호에 대해 그는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감사하다"며 펭귄을 닮아 '펭귄'이라는 별명이 있다고 소개했다.
한때 선두를 내준 상황도 인식하고 있었다고 최혜진은 돌아봤다.
그는 "전반 9개 홀 돌고 나서 스코어보드를 우연히 봤는데 한 타 차였고, 11번홀에서 3퍼트 보기를 기록하면서 역전됐다는 갤러리의 말을 우연히 들었다. 다시 쫓아가는 기분으로 공격적으로 치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챔피언조에서 최종라운드를 치렀다는 최혜진은 "항상 쫓아가는 입장이었는데, 쫓아가는 게 더 편하다고 생각한다"며 "3퍼트 보기를 기록하니 다시 쫓아가는 입장이 됐고, 더 집중해서 쳤다"고 밝혔다.
최혜진은 지난달 E1 채리티 오픈에서 5년 만에 처음으로 컷 탈락한 경험이 쓴 약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연습장에서 '최혜진은 슬럼프다'라는 말을 들었다. '조금만 못하면 이런 소리를 듣고 잊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이번 대회로 좀 털어낸 것 같다"며 후련해 했다.
최혜진은 "앞으로 몇 승 더 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1승, 1승씩 더 추가하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효린은 이날 버디 3개로 3타를 줄이고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2016년부터 KLPGA 투어에서 활약한 이래 최고 성적을 거뒀다.
배선우(24)는 1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로 흔들렸지만, 이후 버디 6개를 잡아내며 4언더파 68타로 맹추격, 최종 12언더파 276타 공동 2위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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