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정원 돈 요구해 국민노총에 1억 전달 의심…李 "불법 없었다"
전 경남지방노동위원장·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만간 소환 방침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방현덕 기자 =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양대 노총 파괴공작 의혹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이채필(62)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김성훈 부장검사)는 25일 오후 2시 이 전 장관을 출석시켜 장관 재직 당시 국정원과 함께 제3노총인 국민노동조합총연맹(국민노총) 설립과 운영에 관여한 바가 없는지 등을 추궁했다.
출석 전 취재진과 만난 이 전 장관은 "공직에 있으면서 법률과 직업적 양심에 어긋나는 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 "국민노총 설립과 관련해 특별히 한 행위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임태희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국민노총 설립이나 국정원 지원과 관련해 지시를 받거나 보고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 전 장관은 차관으로 있던 2011년 국정원이 제3노총인 국민노총에 억대의 자금을 지원하는 데 관여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를 받는다.
검찰은 이 전 장관이 임 전 실장에게 국민노총 설립·운영자금으로 수억원을 먼저 요청했고, 국정원이 내준 특수활동비 1억여 원을 국민노총에 전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2011년 11월 출범한 국민노총은 '생활형 노동운동'을 내걸고 기존 양대 노총과 거리를 뒀다. 'MB노총'으로 불리며 세력화를 시도하다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한국노총에 통합됐다.
검찰은 국정원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중심의 노동운동 진영을 분열시키기 위해 이 전 장관의 요청에 따라 국민노총 설립을 지원한 단서를 잡고 지난 19일 고용노동부와 이 전 장관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전 장관의 정책보좌관이었던 이동걸 전 경남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이 국민노총 설립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도 포착해 조만간 소환하기로 했다. KT 노조위원장 출신인 그는 국민노총의 전신으로 알려진 새희망노동연대에서 활동했다.
검찰은 이날 이 전 장관의 진술 태도에 따라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임 전 실장도 조만간 출석시켜 구체적 역할을 확인할 방침이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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