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최정우 회장 내정으로 '시선집중'…"묵묵히 한우물 판 인물 많아"
LG 하현회·롯데 이봉철·CJ 이재호 등 그룹 핵심 부상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포스코[005490] 차기 회장으로 '비(非) 엔지니어·비 서울대' 출신의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내정되면서 재계의 부산대 출신 유력 인사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공교롭게도 50·60대의 부산대 동문이 주요 그룹의 핵심 요직을 잇따라 꿰차면서 재계에서는 부산대가 새로운 '파워엘리트 학맥'을 구축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단행된 주요 그룹의 임원 인사를 시작으로 부산대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역시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최근 재계는 물론 정·관계 등에서도 관심이 집중됐던 포스코 회장 경쟁에서 예상을 깨고 '최후의 승자'가 된 최정우 내정자다.
장하성 청와대 경제수석 및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학연 때문에 주목을 받았던 김준식 전 사장, 참여정부 때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으로 활동했던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회장으로 내정된 것은 다양한 사업 경험과 그룹 전반에 대한 통찰력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 동래고와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부산 토박이' 최 내정자는 대학 졸업 직후 포스코에 입사한 뒤 재무실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포스코켐텍 사장 등을 맡은 '재무통'이다.
고(故) 구본무 회장 별세 이후 LG그룹 내 역할이 부각되고 있는 지주회사 ㈜LG의 하현회 대표이사 부회장도 부산대(사학과) 출신이다.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승진한 하 부회장은 최근 그룹 상반기 사업보고회를 주재하며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에는 투병 중이던 구 회장을 대신해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주재했었다.
특히 하 부회장은 2015년 ㈜LG 대표이사 사장 재임 시절 '차기 총수'인 구광모 상무를 휘하에 두면서 인연을 맺은 적이 있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조언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말 사장급으로 승진하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대국민 약속인 '뉴 롯데' 체제 완성의 선봉에 선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은 경영학과 졸업생이다.
그룹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사 출범에 기여한 이 실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브레인'으로 꼽히며, 신 회장의 '원톱 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데 이어 향후 지주사 체제 완성 작업도 이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역시 지난해 임원 승진 명단에 포함됐던 CJ제일제당[097950]의 신현재 대표이사 사장(경영학과)과 이재호 경영지원총괄 부사장도 부산대 동문이다.
신 사장은 CJ㈜ 사업총괄 부사장과 CJ대한통운[000120] 부사장 및 대표이사 등을 거쳤으며, 이 부사장은 CJ제일제당 CSR추진단장과 전략지원팀장, CJ 대외협력단장 등을 역임하면서 그룹 내 핵심으로 부상했다. 두 사람 모두 이재현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박동운 현대백화점[069960] 대표이사 사장(사회학과), 허민회 CJ오쇼핑[035760] 대표이사 총괄부사장(회계학과), 안세홍 아모레퍼시픽[090430] 대표이사 사장(화학과) 등도 유통업계의 대표적인 부산대 동문이다.
송대현 LG전자[066570] H&A 사업본부장(사장)(기계공학과)을 비롯해 설영오 신한캐피탈 대표이사 사장(회계학과), 하만덕 미래에셋생명[085620] 부회장(불어불문학과), 김명수 삼성물산[028260] EPC경쟁력강화 TF 팀장 부사장(경영학과), 김선중 SK텔링크 대표이사 사장(경제학과) 등도 있다.
이밖에 SK그룹에서 핵심 계열사 대표이사를 잇따라 지냈던 정철길 전 SK이노베이션[096770] 부회장(경영학과)과 김선중 SK텔링크 대표이사 사장(경제학과), 하대룡 포스코강판 대표이사 사장(정치외교학과), 홍순기 GS[078930]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경제학과) 등도 부산대 인맥으로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재계 핵심 인사로 부상한 부산대 출신들은 대부분 그 자리에 갈 때까지 크게 주목받지 않은 채 뒤에서 조용하게 한우물을 팠다는 게 공통점"이라면서 "묵묵하게 역할을 한 게 이른바 '비주류'의 한계를 극복한 비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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