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널티킥 막아내는 맹활약에도 사우디에 1-2로 패해 아쉬운 퇴장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이집트 축구대표팀의 주장이자 골키퍼 이삼 하다리가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역대 최고령 선수 기록을 새로 쓴 경기에서 눈부신 선방을 펼치고도 1-2 역전패에 고개를 숙였다.
하다리는 26일(한국시간) 러시아 볼고그라드의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벌인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그는 만 45세 161일의 나이로 월드컵 본선 출전 최연장자 신기록을 작성했다.
기존 최연장자인 콜롬비아 골키퍼 파리드 몬드라곤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세운 기록을 2년 158일 넘어섰다.
이번 월드컵에는 하다리보다 어린 감독들도 있다.
벨기에의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179일, 세르비아의 믈라덴 크르스타이치 감독은 413일, 세네갈의 알리우 시세 감독은 1천164일 어리다.
이집트는 앞서 2패로 16강 탈락을 확정했기에 이 경기를 끝으로 러시아 월드컵 일정을 마감했다.
따라서 적어도 4년 뒤 다음 월드컵까지는 하다리가 월드컵 최고령 기록을 보유하게 된다.
하다리는 최고령 타이틀이 무색하게 이날 뛰어난 순발력과 민첩성으로 이집트 골문을 지켰다.
1-0으로 앞선 전반 41분 사우디아라비아 파흐드 무왈라드의 페널티킥을 손으로 막아냈다.
그러나 이후 하다리는 잠시 무릎에 통증을 느껴 응급조치를 받았고, 숨을 돌릴 틈도 없이 전반 47분 또 페널티킥 상황을 마주했다.
이번에는 살만 파라즈의 왼발 페널티킥을 막아내지 못해 동점을 허용했다.
이집트는 후반에도 숱하게 위기를 맞았다.
후반 24분 사우디아라비아의 후사인 무까흐위의 헤딩슛을 손으로 쳐내며 또 한 번 선방했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도 무한나드 아시리의 헤딩슛을 막아냈다.
하지만 추가시간인 후반 50분,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수들이 이집트 골대를 둘러싼 상황에서 하다리는 살림 다우사리에게 역전 골을 허용했다.
이집트는 1-2로 패했고, 하다리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월드컵을 아쉬움 속에 마쳤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0차례 슈팅해 그중 유효슈팅 7개를 기록했다. 하다리의 선방이 없었더라면 이집트는 더 처참하게 마지막 경기를 치렀을 수 있다.
하다리는 1996년 이집트 국가대표로 데뷔했다. 1997년생인 팀 동료 라마단 숩히(21)가 태어나기도 전이다.
이집트는 1934년과 1990년 각각 이탈리아에서 열린 월드컵 이후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하다리에게는 이번 대회가 첫 월드컵이다.
그는 처음 출전한 월드컵에서 페널티킥을 막아낸 4번째 골키퍼로도 이름을 남겼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