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나이지리아 감독 "메시 좋아하지만 축구엔 자비 없다"

입력 2018-06-26 00:13  

[월드컵] 나이지리아 감독 "메시 좋아하지만 축구엔 자비 없다"
나이지리아, '악연' 아르헨티나와 외나무다리 승부
아르헨 16강 좌절되면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 될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월드컵 무대에서 가장 질긴 인연을 꼽으라면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를 빼놓을 수 없다.
오는 26일(현지시간·한국시간 27일 오전 3시) 열리는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2018 러시아 월드컵 D조 조별리그 3차전은 두 나라의 월드컵 조별리그 다섯 번째 맞대결이다.
반복되는 조우가 특히 반갑지 않은 쪽은 나이지리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8위인 나이지리아는 앞서 네 번의 맞대결에서 5위 아르헨티나에 번번이 승점 3점의 제물이 됐다.
그러나 다섯 번째 맞대결을 앞둔 이번 월드컵에선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의 침묵 속에 1무 1패로 D조 최하위이고, 나이지리아는 1승 1패로 조 2위에 올라 있다.
크로아티아가 일찌감치 2승으로 16강행을 확정한 상황에서 나이지리아와 아이슬란드, 아르헨티나가 남은 16강 티켓을 놓고 싸우는데 그중에 나이지리아가 제일 유리한 고지에 있다.
벼랑 끝에 몰렸던 아르헨티나에 한 줌 희망을 준 것도 나이지리아였다. 나이지리아가 아이슬란드를 2-0으로 꺾어주면서 아르헨티나에도 '경우의 수'가 생겼다.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에 모두 이번 맞대결은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다.


나이지리아로서도 승점 3점이 필요하다.
매번 아르헨티나와의 악연에 울었던 나이지리아 입장에선 아르헨티나에 희망의 불씨를 준 후 3차전에서 이를 직접 무참히 꺼버리면 그야말로 통쾌한 복수가 된다.
게르노트 로어 나이지리아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25일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르헨티나로서는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지만 우리도 승리를 원한다"며 "매우 극적인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나온 수비수 브라이언 이도우는 아르헨티나에 4전 전패한 이전 월드컵 기록에 대해 "과거는 과거다. 그것 때문에 부담감이 더해지거나 하진 않는다"라며 "과거 실수들을 극복해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아르헨티나가 16강 진출에 실패할 경우 나이지리아전은 리오넬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 경기가 될 수도 있다.
독일 출신의 로어 감독은 "메시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경기에 집중한다"며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고"고 말했다.
그는 "메시는 훌륭한 선수고 모두가 사랑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러온 것이 아니라 프로로서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서 왔다"며 "축구엔 자비도, 동정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도우도 "축구선수로서 메시를 좋아하지만 우리로서는 이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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