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에 찾아온 풋풋한 첫사랑 '리틀 맨하탄'

입력 2018-06-26 09:16  

13년만에 찾아온 풋풋한 첫사랑 '리틀 맨하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풋풋한 첫사랑을 그려낸 영화 '플립'은 미국에서 개봉한 지 7년 만인 지난해 국내 관객을 찾아왔다.
DVD 등으로 영화를 접한 팬들 사이에서 명작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국내 개봉이 성사된 케이스다. 관객 동원 면에서도 7년 묵은 영화 치고는 준수한 성적인 35만4천601명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27일 개봉하는 '리틀 맨하탄'은 여러모로 '플립'을 연상케 한다. 북미 개봉 시기는 2005년이다. 영화 속 인물들은 휴대전화 대신 집 전화로 통화하며 "내가 받았으니까 끊어"를 외친다.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소년·소녀의 첫사랑을 담아냈다는 점에서도 '플립'과 유사하다. 다만 플립은 주인공들이 7살 꼬마일 때부터 청소년기에 접어든 시점까지 이야기를 진행하는 반면, '리틀 맨해튼'은 단 3주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아울러 '리틀 맨하탄'은 코미디 영화에 가깝다. 순진하면서도 능청스러운 주인공 '게이브'의 독백은 곳곳에서 폭소를 유발한다. '어린이 로맨틱 코미디물'이 이 영화의 정확한 장르라고 해야 할 듯하다.



뉴욕 맨해튼(제목의 '맨하탄')에 사는 10살 소년 '게이브'와 11살 '로즈메리'는 유치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 사이다. 그 또래 남자아이 대부분이 그렇듯이 게이브에게 로즈메리는 '그냥 아는 여자애'에 불과했다.
그러나 2주 전부터 다니기 시작한 가라테 학원에서 로즈메리를 우연히 만나면서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한다.
처음엔 아는 얼굴이 있어 반가운 정도에 불과했지만, 차츰 로즈메리 생각에 푹 빠져들고 만다. 게이브의 10살 인생에 첫사랑이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게이브의 첫사랑은 순탄치 않다. 로즈메리는 맨해튼에서도 부유층이 사는 81번가에 살고 부모님은 잘나가는 드라마 제작자다.
반면, 게이브의 집은 서민층 주거지인 맨해튼 9블록에 있고 부모님은 1년 6개월째 이혼 소송 중이다.
하지만 게이브는 이런 상황까지도 로즈메리와 가까워지기 위한 기회로 삼는다. 게이브와 로즈메리는 게이브의 아빠가 나가 살 집을 보러 간다는 구실로 맨해튼 곳곳을 누비며 데이트에 나선다.
10살·11살 꼬마들이 킥보드에 함께 타고 맨해튼 거리를 누비는 모습은 저절로 관객의 미소를 자아낸다.


호시탐탐 로즈메리에게 키스할 기회를 노리는 게이브 역은 조시 허처슨이 맡았다. 13년 전 작품인 만큼 촬영 당시 13살이던 허처슨은 어느덧 26살 청년이 됐다.
그는 '리틀 맨하탄' 이후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헝거 게임' 등에 주연으로 출연하며 할리우드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로즈메리 역은 찰리 레이가 맡았다. 성인 연기자로 안착한 조시 허처슨과 달리 찰리 레이는 '리틀 맨하탄' 이후 이렇다 할 출연작을 남기지 못했다.
영화 출연진 가운데 최근 가장 주목받는 연기자는 게이브의 엄마 '레슬리' 역을 맡은 신시아 닉슨이다.
그녀는 유명 TV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에서 변호사 '미란다'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자신이 양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뉴욕 주지사 출마까지 공식 선언했다.
게이브의 첫사랑은 조금 다른 의미의 '헤피엔딩'으로 끝난다. 마크 레빈 감독은 10살 꼬마의 풋풋한 첫사랑 속에 '사랑은 결국 소통'이라는 진리를 녹여냈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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