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해고 시나리오 현실되나…"미주리 공장 500명 일자리 잃을수도"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미국 최대의 철못 제조업체인 '미드콘티넌트 스틸앤드와이어'가 60명의 공장 근로자를 해고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철강에 대한 25% 관세부과로 이 기업이 생산하는 철못의 가격이 오르면서 주문량이 격감했기 때문이다.
미주리 주 포플러 블러프에 있는 공장의 일부 설비는 멈췄고, 시급 10달러를 받는 근로자 60명이 지난 15일자로 가장 먼저 해고됐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으킨 관세전쟁의 첫 국내 '사상자'가 발생했다면서, 철강관세로 인한 미국 내 대량해고 사태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철강관세로 수입철강 관련 제품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겨냥한 중국이 아닌,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되레 피해를 볼 것이라는 '악몽의 시나리오'는 그간 여러 번 제기된 바 있다.
회사 경영진은 며칠 안에 시급 13∼14달러의 근로자를 상대로 2차 해고가 단행될 것이며, 미국 노동절이 있는 오는 9월 초까지 이 공장의 근로자 500명이 전원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멕시코에서 수입한 철강으로 철못을 만들고 있다.
6월 1일부터 멕시코산 철강에 대해 25%의 관세가 부과되자 회사는 못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었고, 선(先)주문 물량의 절반 정도가 한 달도 못돼 취소됐다.
조지 스카리치 부사장은 "현재 주문량은 1년 전의 30% 수준"이라면서 고객들이 앞으로는 값싼 중국산 못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프랫 설비 담당 매니저는 "철강관세로 우리 공장은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자리 공약을 믿고 지난 대선 때 표를 몰아줬던 이 지역 주민들은 일자리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WP는 앞으로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수입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철회하라는 압력을 더 강하게 가할 것이라면서, 이 문제가 11월 중간선거에서 쟁점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관세 전쟁의 피해자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전선'에서도 발생했다.
미국의 명품 오토바이 브랜드 할리 데이비드슨은 이날 공시자료를 통해 일부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EU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10%의 관세 조치로 EU가 28억 유로(약 3조6천억 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단행하자 할리 데이비드슨은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위스콘신 주에서 오토바이를 생산하는 할리 데이비드슨은 EU 수출 시 6%의 관세가 이로 인해 31%로 급격히 높아지자 이를 피하려는 목적으로 시설 이전을 계획한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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