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폭발 日후쿠시마의 '탈원전·재생에너지 자급'시도 성공할까

입력 2018-06-26 16:05  

원전폭발 日후쿠시마의 '탈원전·재생에너지 자급'시도 성공할까
2040년 재생에너지로 전력 100% 확보 목표…풍력·태양광 설비 속속 설치
원전보유 기존 대형발전사 송신망 공유 거부 과제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원전폭발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福島)현이 원전제로 및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100% 확보 실현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26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후쿠시마현은 원전사고 후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로 현내에 필요한 전력을 100% 공급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실제 원전사고로부터 7년이 지난 요즘 후쿠시마현에서는 대형 풍차나 태양광 발전 시설을 보는 게 어렵지 않다.
현 내 미나미소마(南相馬)시 해안부에는 지난 4월 높이 130m, 날개 직경 92m의 풍차 4기가 완공됐다. 히타치(日立)그룹과 현지 기업이 30억엔(약 300억원)을 투입해 만든 것이다.
이들 풍차는 9천400㎾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4천5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이다.
풍차 인근에 있는 미나미소마시 소유의 넓은 공터에는 태양광패널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이 일대가 거대한 재생에너지 단지가 된 것이다.
인근 지자체인 이타테무라(飯館村)에서도 지난 4월 풍력발전 기공식이 열렸다.
이타테무라와 도쿄의 전기설비 회사가 출자해 높이 150m의 풍차 2기를 건설해 내년 봄에 발전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사비는 18억엔 수준이다.
풍차가 들어선 부지에 태양광패널을 설치해 송전망을 공동으로 이용하게 된다.
이타테무라 직원은 "햇볕이 약하거나 비가 올 때나 밤에도 풍력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공급이 안정되고 송전망도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현은 바람이 강한 태평양 연안 지역인 아부쿠마 지구에 풍차 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사업자를 모집하고 있다. 몇 년 내로 170기의 풍차를 만들 계획이다.
2016년 기준 후쿠시마현의 전력 공급 가운데 재생에너지가 차지한 비율은 28.2%에 달했다. 태양광 발전 92만㎾, 풍력 발전 17만㎾, 바이오매스(목재칩이나 바이오 고형폐기물 연료) 발전 20만㎾ 등이다.
이는 동일본대지진 이전보다 7% 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이런 추세로는 2018년 재생에너지 비율 30%라는 목표 달성도 무난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이 속속 이뤄지고 있지만 문제도 있다.
생산된 에너지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송전망이 필요한데, 기존의 송전망 보유자들이 모두 자신들이 보유한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 공급을 우선하기 때문이다.
물론 후쿠시마 제1원전에 이어 제2원전 폐로를 결정한 후쿠시마현 동부 지역은 송전망에 여유가 생기면서 풍력과 태양력 발전을 통해 만든 전력을 이들 송전망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후쿠시마 서부 지역의 경우 송전망 보유사인 도호쿠(東北)전력이 "송전선이 이미 한계 상태"라는 입장이어서 풍력이나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신설이 어려운 상태다.
이다 데쓰나리(飯田哲也) 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장은 "후쿠시마는 바람도 수력도 풍부해 재생에너지의 선진지가 될 잠재력이 충분하지만, 이런 상태로는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100% 확보는 곤란하다"며 "송전망 개방과 정부와 현의 현지 발전회사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hoina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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