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북제재 완화 조짐에 견제구 날리며 "무역 불균형 바로잡겠다"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향해 대북제재 공조와 관련, "더이상 우리를 돕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경계심을 표출하며 거듭 통상 압박에 나섰다.
최근 북 중간 밀착과 맞물려 중국의 대북제재 완화 조짐에 대한 미국 측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무역과 대북 문제를 연계해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웨스트컬럼비아에서 열린 헨리 맥매스터 주지사 지지유세에서 "지난해 우리는 무역 분야에서 8천170억 달러(약 913조 4천60억 원)를 잃었다. 우리가 완전할 필요는 없고 적자를 0으로 만들 필요까지는 없지만 8천억 달러를 잃을 수는 없다. 바보같이 느껴지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물론 (적자의) 가장 큰 부분은 중국"이라며 "우리가 중국을 건설했다(built)"고 주장했다. 경제적으로 오늘날의 중국을 미국이 만들었다는 뜻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중국)은 정말로 북한과의 국경 문제에 있어 우리를 도왔다"면서도 "그들은 더는 우리를 돕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애석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해 중국의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완벽할 필요는 없지만 일정 정도 공정함이 있어야 한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나는 자유무역의 신봉자이지만 진짜로 공정무역의 신봉자이기도 하다"며 대중 '무역 보복' 가능성도 거듭 시사했다.
그는 "중국에 있는 한 사람에게 어쩌다 이렇게 상황이 나빠졌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우리가 미국에서 중국으로 차를 팔면 그들(중국)은 25%의 세금을 부과하는데 중국이 미국에 차를 팔면 우리는 2.5%의 세금을 부과한다. 2.5%대 25%다"라며 "우리는 이것을 바로 잡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건 협박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도 시 주석에 대해 "매우 중요한 시기에 (북한과의) 국경이 매우 강력하게 지켜진 데 대해 감사하고 싶다"면서도 "유감스럽게 현재 국경이 조금 약해졌지만 괜찮다, 괜찮다. 하지만 우리는 시 주석이 계속 (국경을) 강력하게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며 중국의 제재완화 움직임에 견제구를 날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김 위원장의 2차 방북 이후 북한이 강경 태도로 돌아선 것을 두고도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두 번째 만난 다음에 태도가 좀 변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에 대해 기분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며 북측의 태도 돌변에 대한 '시진핑 배후론'을 제기한 바 있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로드맵 마련 등을 위한 북미간 실무회담 개시가 늦어지는 것을 두고도 미국 조야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3차 방중과 상관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어린 시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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