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주체 놓고 광주 '통합' 전남 '단독'…동상이몽
막대한 재원 확보 난항·행안부·지방의회 승인도 걸림돌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민선 7기 광주시와 전남도가 관광공사 설립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지방선거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전남은 단독으로, 광주는 통합 관광공사 설립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의 공기업 설립이 '내 식구 자리만들기'라는 비판이 적지 않는데다 정부도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시도 생각대로 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27일 민선 7기 전남지사 취임준비 기획단에 따르면 김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지역 관광 개발 업무를 총괄할 전남 관광공사 설립을 거듭 약속했다.
지역 관광의 양적 성장세를 더하고 질적 수준도 높여 관광객 6천만명 시대를 조기에 열겠다는 게 김 당선인의 포부다.
한국 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지난해 전국 주요 관광지점 입장객 수에서 전남은 5천79만명을 기록, 경기(7천643만명)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여수는 2013년 공식 통계조사 시작 후 줄곧 1위였던 경기 용인을 제치고 전국 최다 방문지로 등극했다.
최근 도정 업무보고에서도 기존 관광 정책의 문제점이 드러나 '통합 플랫폼'의 역할이 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 부서에서 관광 분야 공약 추진 방안을 발표하다가 섬 관광 관련 내용은 해양수산 부서에서, 관광지 무선 인터넷망 설치 관련 내용은 정보화 관련 부서에서 설명하는 것을 보고 업무 통합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김 당선인 측은 전했다.
그러나 관광공사가 업무를 총괄하도록 하자는 구상이지만 설립까지는 재원 마련이 필수적이다.
무분별한 지방공기업 신설을 허용하지 않는 행정안전부 승인 절차도 넘어야 할 산이다.
'위인설관(爲人設官)'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관광공사 설립에 의회가 동의해줄 지도 두고볼 일이다.
김 당선인 측 관계자는 "영산호 관광지에 전남도가 현물 투자한 금액만 1천억원에 육박하는데 이 예산만 잘 활용해도 재원 부담은 크게 덜 것"이라며 "다만 취임하자마자 설립하자는 건 아니고 도의회 협의, 행안부 승인을 거쳐야 하니 시간은 좀 걸릴 것 같다"고 한발 뺐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공동 출자하는 형태의 관광공사 설립 방안도 검토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용섭 광주시장 당선인은 광주 정신과 문화 예술 자원, 전남의 수려한 자연환경을 활용한 관광 활성화를 구상하며 광주전남 관광공사를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당선인 측은 전남도에 협의를 요청할 예정이지만 도의 반응은 냉담하다.
광주와 전남이 인접한 동일 생활권이기는 하지만 관광 특성은 크게 다르다는 주장이다.
관광 자원이 상대적으로 풍족한 전남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할 사안에 광주가 '숟가락을 얹으려 한다'는 반대 기류도 만만치 않다.
이 당선인 측 관계자는 "광주전남이 각각 보유한 자원을 활용하면 서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선 7기 출범 후 전남도와 본격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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