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뻘건 불길 뚫고…' 새벽잠 빠진 7명 구한 두 경찰관

입력 2018-06-27 15:27   수정 2018-06-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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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뻘건 불길 뚫고…' 새벽잠 빠진 7명 구한 두 경찰관
이웃집 대문 두드리며 주민 대피시켜…"할 일 다 했을 뿐"



(고창=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제 할 일을 다 했을 뿐입니다. 주민 모두가 안전하게 불길을 빠져나와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합니다."
불길이 치솟은 주택 화재 현장에서 7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한 경찰관이 세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 3시께 전북 고창군 상하면 한 주택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폭발음이 지축을 울렸다.
프로판 가스가 담긴 3개의 철제 가스통에 불이 붙으면서 발생한 사고였다.
순찰을 마치고 때마침 상하 치안센터로 복귀한 고창경찰서 해리파출소 소속 신영환 경위와 구경은 경사가 이 광경을 목격했다.
불과 20∼30m 앞에서 벌어진 화재를 보고 대형 인명피해를 우려한 이들은 치안센터에 놓인 소화기를 들고 달렸다.
주택 마당으로 들어서자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우왕좌왕하는 노부부가 눈에 들어왔다.
신 경위와 구 경사는 이들을 부축해 안전한 곳으로 안내했다.
치안센터에서 들고온 소화기로 불길을 잡으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119에 신고하고 나니 옆집에서 불이 난 줄도 모르고 곤히 자고 있을 이웃 주민이 떠올랐다.
이들은 주택 바로 옆 가정집으로 달려가 대문을 두드렸다.
인기척이 없자 더 다급해진 마음에 발로 대문을 거세게 걷어찼고, 한 여성이 나와 무슨 일인지 물었다.
"옆집에서 불이 났습니다. 어서 대피해야 합니다."
이 집에서 졸린 눈을 비비며 나온 아이 2명과 성인 2명, 인근 우체국 당직자까지 모두 7명을 대피시키고 나서야 신 경위와 구 경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사이 출동한 소방당국은 살수차 등을 동원해 불길을 잡았다.
불은 주택 한 채를 모두 태우고 3천500여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냈다.
두 경찰관의 신속한 초기 대응으로 불은 별다른 인명피해 없이 진화됐다.
신 경위는 "시뻘건 불길을 본 순간 '저 속으로 들어갔다가 죽는 것 아닌가'하는 불안감도 들었지만, 주민 안전이 가장 중요했다"며 "노부부 중 1명이 손등에 경미한 화상을 입었기는 했지만, 주민 모두 안전하게 대피해 천만다행이다"고 말했다.

[전북경찰청 제공]

d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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