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표팀, 16강 탈락에도 금의환향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25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포르투갈의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페널티킥을 막아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가 당시의 기분을 언론에 밝혔다.
27일 새벽 귀국한 베이란반드는 현지 언론에 "호날두가 찬 공을 안고 그라운드에 쓰러진 순간 꿈속인 것 같았다"면서 "일어섰을 때도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내 조국 이란의 골문을 지키는 역할을 맡았다"면서 "이란 국민이 내가 호날두의 페널티킥을 막아 행복해져서 나도 기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페널티킥을 막은 것보다 16강 토너먼트에 올라가는 게 더 중요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면서도 "다른 나라 팀이 이제 월드컵에서 이란과 같은 조가 안되길 바라게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란에서는 포르투갈과 경기 전 베이란반드가 마치 예언이라도 하듯 호날두를 향해 인스타그램에 올린 짧은 동영상이 화제다.
그는 이 영상에서 "크리스(호날두), 체토리"라고 말한다. 이란어로 '체토리'는 "어떻게 지내"라는 뜻의 인사말이다. 자신의 실력에 자신만만한 강한 이가 예상과 달리 실패했을 때 놀리는 투로 건네는 표현이다.
베이란반드는 아버지가 축구를 반대하자 10대에 가출해 피자 가게, 세차장,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면서도 이란 최고의 골키퍼가 됐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란 대표팀은 포르투갈과 1 대 1 무승부를 기록해 결국 16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지만, 고국 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27일 새벽 테헤란으로 돌아왔다.
이른 시간인데도 축구팬 수백 명이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에 나와 열렬하게 환호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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