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언론 "체감 관세율 60%"…BMW 터키법인 "수입국 교체 검토"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고율관세에 대한 보복 조처로 미국 자동차가 터키에서 관세 '폭탄'을 맞았다.
터키 정부가 미국산 자동차에 관세 35%를 부과하기 시작했다고 터키 일간 휘리예트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조처는 미국이 올해 3월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보복관세다.
앞서 터키 정부는 이달 21일부터 18억달러(약 2조원) 규모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 총 2억6천650만달러(약 3천억원)를 부과한다고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했다.
부과 품목은 석탄, 견과류, 쌀, 담배, 위스키, 종이, 화장품, 유화, 자동차, 기계장비 등이다.
휘리예트는 미국산 자동차와 주류에 각각 35%와 40% 관세가 책정돼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세관이 수입 자동차에 요구하는 추가 부담금(수입 보증금)을 고려하면 수입 당시 체감 관세율이 60%에 이른다는 게 터키 수입자동차업계의 설명이다.
기존에 미국산 자동차에는 10% 관세가 부과됐다.
이번 보복 관세 조처로 큰 타격을 받는 미국산 자동차는 BMW와 볼보가 꼽힌다. 터키에 공급되는 BMW X3, X4, X5, X6 모델은 미국에서 생산된다. 볼보의 S60, 메르세데스 GL과 GLS도 미국에서 수입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철강·알루미늄 노동자를 보호한다며 강행한 관세정책의 불똥이 자칫 미국 자동차 노동자에게 튈 수 있는 상황이다.
BMW 터키법인은 터키 정부의 이번 조처에 따라 미국 공장에서 다른 나라 공장으로 수입선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신문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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