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난민선, 엿새만에 몰타 입항…EU 8개국, 난민 분산수용(종합)

입력 2018-06-27 22:46  

독일난민선, 엿새만에 몰타 입항…EU 8개국, 난민 분산수용(종합)
獨 NGO "제호퍼 내무장관의 난민 분산수용 반대로 입항 지연"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21일 리비아 연안에서 200여 명의 아프리카 난민을 구조한 뒤 유럽에 들어오려 했으나 몰타와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입항을 거부당하며 정처없이 망망대해에 머물던 독일 비정부기구(NGO)의 난민구조선 '라이프라인'이 엿새 만에 지중해 섬나라 몰타에 입항한다.
조지프 무스카트 몰타 총리는 27일(현지시간) 수도 발레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라이프라인'이 오늘 저녁 우리 해안에 도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무스카트 총리는 몰타를 포함해 이탈리아, 프랑스,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포르투갈, 아일랜드, 벨기에 등 총 8개국이 '라이프라인'에 탑승한 난민들을 분산 수용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상황은 특별한 것으로, 향후 구조된 난민을 처리하는 기준으로 여겨질 수 없다"고 말해, 앞으로 유사한 일이 발생할 경우 난민 구조선을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무스카트 총리는 이어 "난민들이 (각국에)배분되고 나면, 이 배는 압수돼 조사를 받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몰타, 프랑스는 이 배가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난민구조를 일임하라는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의 지시를 묵살하고, 직접 구조에 나섬으로써 난민 밀입국업자를 결과적으로 돕는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난민구조선을 운영하는 구호단체인 '미션 라이프라인'은 이런 비난에 대해 난민들이 리비아에 다시 돌아가면 폭행, 고문, 강간 등에 직면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들을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넘기는 것은 제네바협약 위반이라며 "우리는 국제법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무스카트 총리는 또 '라이프라인'이 네덜란드 깃발을 달고 항해를 하고 있으나, 네덜란드 당국은 이 배가 자국에서 등록됐다는 주장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배의 등록 상황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것이라고도 말했다.
한편, 이 배는 이날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여전히 몰타 입항 허가를 받지 못한 채 악천후를 피하기 위해 몰타 수역에 진입하는 것만 허용돼 발을 동동 굴렀다.
이탈리아 뉴스통신 ANSA 등은 앞서 이 배에 타고 있는 난민 수용을 둘러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이견으로 여전히 육지에 닿지 못하고 지중해 상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전날 "몰타가 난민선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입항 허용이 늦어진 것은 배에 타고 있는 난민 233명의 분산 수용안에 독일이 난색을 표명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몰타 정부는 EU 다른 회원국들이 '라이프라인'의 난민을 분담해 데려가는 조건으로 이 배를 자국에 받아들이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이 NGO의 악셀 슈타이어 대변인은 이와 관련,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장관이 독일이 '라이프라인'의 난민 일부를 수용하는 것에 제동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제호퍼 장관은 난민 강경책을 밀어붙이며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압박하고 있는 인물이다.
슈타이어 대변인은 입항이 계속 늦어지며 '라이프라인'에 타고 있는 난민들의 상당수가 뱃멀미를 겪는 등 이들의 건강 상태도 점점 안 좋아지고 있다며, "상황이 악화할 경우 모든 책임은 제호퍼 장관이 져야 할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제호퍼 장관은 난민 수용의 전제 조건으로 '라이프라인'의 지중해 난민구조 활동 중단을 내걸었다는 후문이다.
'라이프라인'을 둘러싼 줄다리기는 2주 전 이탈리아와 몰타의 떠넘기기 속에 결국 난민 600여 명을 태운 채 스페인에 입항한 국제 구호단체의 구조선 '아쿠아리우스' 호에 이어 난민정책을 둘러싼 유럽의 분열상을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지난 1일 출범한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의 난민 정책을 총괄하는 마테오 살비니 내무장관은 "이탈리아는 더이상 유럽의 '난민캠프'가 아니다"라고 선언하며 외국 NGO가 구조한 난민을 태운 선박을 이탈리아 항구에 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 난민 문제를 둘러싼 유럽 각국의 갈등에 불을 댕겼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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