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② 명암 갈린 태극전사…조현우 뜨고 장현수 졌다

입력 2018-06-28 11:30   수정 2018-06-28 14:39

[월드컵] ② 명암 갈린 태극전사…조현우 뜨고 장현수 졌다
'제3 골키퍼' 평가받던 조현우, 선방 쇼 펼치며 자신의 가치 높여
태클논란 장현수, 여론 악화 치명상




(카잔=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월드컵은 무명 선수들에게 꿈과 기회의 무대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같은 환경, 같은 조건 속에 실력을 겨루며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다.
변방의 무명 선수들이 월드컵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린 뒤 세계 주요 무대로 진출하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국축구의 레전드 박지성과 이영표도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유럽 무대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선 골키퍼 조현우(대구)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조현우는 제공권 능력을 평가받아 장신 선수들이 즐비한 스웨덴과 경기에서 깜짝 선발 기회를 잡았다.
그는 스웨덴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았다. 상대 팀 안드레아스 그랑크비스트에게 페널티킥 결승 골을 내주긴 했지만, 조현우는 결정적인 슈팅을 여러 차례 막아내며 박수를 받았다.
조현우는 2차전 멕시코전에서도 맹활약했다.
대표팀은 멕시코에 슈팅 13개, 유효슈팅 5개를 허용했는데, 조현우는 필드골로는 단 한 골만 허용했다.
조현우는 빠른 템포의 경기 흐름에 잘 적응했고 날카로운 상대 선수들의 슈팅을 안정적으로 잡아냈다.
조현우의 선방 쇼는 27일(현지시간) 독일전에서 절정에 달했다.
그는 수차례 슈퍼세이브를 기록하며 한국의 기적 같은 2-0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경기 후 최우수선수(MOM·Man of the Match)로 뽑히기도 했다.



눈길을 사로잡은 선수는 또 있다.
러시아 월드컵 전까지 엄청난 비난을 받았던 수비수 김영권(광저우)은 매 경기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독일전에선 온 몸을 던지며 상대 슈팅을 막았고,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 골까지 터뜨리며 영웅이 됐다.
반면 러시아 월드컵에서 기대 이하의 플레이로 맹비난을 받은 선수들도 많다.
센터백 장현수(FC도쿄)는 멕시코전에서 손을 들고 태클하다 페널티킥을 내줬고, 무모한 태클을 여러 차례 범하며 결정적인 위기를 양산했다.
경기 후 국내 축구팬들은 인터넷상에서 장현수를 겨냥한 도 넘는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큰 기대를 모은 황희찬(잘츠부르크)은 지나치게 슈팅 기회를 다른 선수들에게 미루다 결정적인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
독일전에선 후반 11분 교체 출전했지만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후반 34분 벤치로 다시 물러났다.
부상악령에 시달려 눈물을 흘린 선수도 많다.
대표팀 윙백 박주호(31·울산)는 월드컵 출전의 꿈을 품고 유럽 무대를 청산한 뒤 K리그로 복귀했지만, 조별리그 1차전 스웨덴전 28분 만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대표팀 주장 기성용(29·스완지시티)은 2차전 멕시코전에서 왼쪽 종아리를 다쳐 일찌감치 월드컵을 접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때 두 선수 모두 30대 중반에 접어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부상 이탈은 더욱 안타깝다.
'K리그 꼴찌팀 골키퍼' 조현우, 월드컵서 떴다 / 연합뉴스 (Yonhapnews)

cy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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