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가까워진 동해안 "실감 나네"…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1년

입력 2018-06-28 10:58  

확 가까워진 동해안 "실감 나네"…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1년
영동고속도로 교통량 분산 효과…홍천·인제 44번 국도 상권 붕괴
물자·인력 유입 효과 '글쎄'…설악권 '획기적 변화' 기대 못 미쳐

(춘천=연합뉴스) 이종건 이재현 기자 = '수도권∼동해안 90분 시대'를 활짝 연 서울∼양양고속도로가 오는 30일 완전 개통 1년을 맞는다.
여름철 동해안을 찾는 피서객에게 '짜증 길'의 대명사였던 영동고속도로 분산 효과는 나타났다. 동해안 가는 길은 그만큼 한결 수월하고 빨라졌다.
한반도의 동과 서를 최북단 최단 거리로 연결한 이 고속도로는 동해안 시대와 남북 경제협력을 여는 첨병 도로임은 명백하다.


그러나 설악권 관광객 연간 1천만 명 시대와 수도권 물자·인력이 대거 유입해 획기적 변화가 올 것이라는 당초 기대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우려했던 대로 노선이 스쳐 지나가는 홍천군과 인제군은 방문객이 줄어 울상을 짓는 등 지역 간 희비는 풀어야 할 과제다.
◇ "빠르고 수월해졌지만, 기대에는 못 미쳐"
28일 한국도로공사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지난 5월 말까지 서울∼양양고속도로 전체 교통량(입·출구 기준)은 7천513만여 대다. 하루 평균 20만5천855만 대의 차량이 이용한 셈이다.
지난해 6월 30일 동홍천∼양양 구간이 신규 개통하기 전 서울∼춘천 구간의 하루 평균 교통량이 19만5천713대인 점을 고려하면 개통 후 교통량은 5%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동고속도로 하루 평균 교통량은 21만2천878대로, 동홍천∼양양 구간의 개통 전 23만3천693대보다 9%가량 감소했다.
개통 전 기대했던 교통량 분산 효과가 현실로 나타나 동해안 가는 길이 한결 수월해진 셈이다.
그렇다면 지난해 6월 30일 개통한 동홍천∼양양 구간의 교통량은 얼마나 될까.
지난해 7월부터 지난 5월 말까지 이 구간의 교통량은 575만8천552대로, 하루평균 1만5천777대다.
이는 개통 전 기대했던 하루평균 2만5천 대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월별 교통량은 개통 직후인 지난해 8월 77만84대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같은 해 9월 52만9천대, 10월 72만9천118대였다가 겨울철에는 37만∼42만여 대로 감소했다.
여름철이나 행락철을 제외한 기간에는 동홍천∼양양 구간을 통한 관광객 유입 효과가 미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동해안 관광지로 가는 여름·가을 행락차량의 분산이라는 제한적 역할에 머무는 셈이다.
결국, 서울∼양양고속도로 완전 개통으로 설악권 등 강원 북부지역에 관광객을 사계절 내내 대거 유입시키는 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은 다소 빗나간 셈이다.

◇ 속초·양양 '경기 활성화' vs 홍천·인제 44번 국도 상권 붕괴
그럼에도 서울∼양양고속도로 완전 개통은 동해안 특히 설악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수도권과의 접근성 향상에 따른 관광객 유입 증가는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줬다.
평소에도 많은 관광객으로 붐볐던 속초관광수산시장은 서울∼양양고속도로 완전 개통 이후에는 찾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 주말이나 휴일에는 주변 도로가 마비될 정도의 교통체증이 반복되고 있다.
속초해수욕장과 청호동 아바이마을, 설악산 국립공원을 찾는 관광객들도 증가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전반적인 반응이다.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양양 낙산지구는 완전 개통 이후 눈에 띄는 변화를 겪고 있다.
찾는 사람들이 적어 한산하기만 했던 숙박업소와 음식점들은 늘어난 손님들로 고속도로 개통을 실감하고 있다.
노명현 낙산 상가번영회장은 "완전 개통 이후 양양군의 대표적 관광지인 낙산지구를 찾는 사람들도 늘었다"며 "증가하는 관광객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친절도 개선 등 여러 방면에서 상인들도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양군의 땅값은 지난해보다 평균 10.46% 올랐고, 부동산 거래량도 큰 폭으로 늘었다.
또 공동주택 신축이나 분양 등의 건축 경기가 활기를 띠고 있고, 서핑 등 해양레포츠를 기반으로 한 관광경기도 활성화되고 있다.
우려했던 빨대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속도로 개통으로 수도권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의료와 쇼핑 등은 큰 타격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속초 로데오거리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김모(46)씨는 "고속도로 개통에 영향을 안 받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직격탄을 맞은 홍천과 인제는 개통 1년여가 지나도록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동해안으로 향하는 또 다른 길인 홍천∼인제 경유 44번 국도 주변 상권은 서울∼양양고속도로 완전 개통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개통 전 주말마다 행락차량으로 꽉꽉 들어차던 홍천 화양강 휴게소와 두촌휴게소 주차장은 텅텅 빈 지 오래다.
특히 미시령 관통 도로의 하루 평균 통행량은 6천517대로 서울∼양양고속도로 완전 개통 전보다 60%가량 급감했다.
이로 인해 인제 북면 용대리 등 44번 국도 주변 상권은 사실상 붕괴했다.
용대3리 유종민 이장은 "지난 5월에 열린 용대 황태축제 때도 관광객이 크게 줄어 겨우 축제를 치렀을 정도"라며 "여름철 행락차량으로 북적였던 국도는 마을 주민 차량만 다니고 있고, 황태 축제장은 파리만 날린다"고 토로했다.
강원연구원 관계자는 "개통한 고속도로와 연계한 도로망의 확충이 뒷받침되지 않다 보니 내륙 지자체와 기존 국도변 상권의 피해가 장기화하고 있다"며 "개통 효과를 체감한 지자체도 당일치기 여행객보다는 체류형 관광객 유입을 위해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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