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과학원 "10년 만에 제주 전 연안 확산, 연간 4cm 이상 성장"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국립수산과학원은 아열대 해양생물 지표종인 그물코돌산호가 제주 바다에 정착하는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는 2014년부터 제주 연안에서 아열대 지표종인 그물코돌산호의 성장 변화와 아열대성 어종의 출현율을 정밀히 조사하고 있다.
그물코돌산호는 필리핀, 대만, 호주 등 전 세계 열대나 아열대 해역의 산호초 지대에 서식하는 종이다.
수심 5∼25m에 분포하며 최대 직경 2m까지 성장한다.
제주도 연안에서는 2008년께 문섬과 서귀포 해역에서 국지적으로 분포하는 게 발견됐지만 현재는 제주 전 연안으로 확산했다고 제주수산연구소 고준철 박사는 말했다.
고 박사는 "생태계를 교란하는 유해종은 아니며, 다른 해양생물들과의 공간 경쟁과 겨울 수온을 이겨내고 제주 바다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상태"라며 "경쟁 생물이 적은 깊은 수심에서는 이미 직경 2m까지 자란 상태"라고 덧붙였다.
수산과학원 조사 결과 제주 바다의 그물코돌산호는 매년 수온이 상승하는 5월께(평균수온 17도 이상)부터 자라기 시작해 고수온기인 8월(26도)에 그 속도가 빨라지며 수온이 낮아지는 9월께(21도 이하)부터 성장이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에는 평균 직경이 6.6㎝였으나 2015년에는 10.4㎝, 2016년에는 13.6㎝, 2017년에는 17.9㎝로 연간 약 4㎝ 이상씩 성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최근 4년 동안 제주 연안에 출현한 아열대성 어종은 어획된 전체 어종의 40%를 넘었다.
2014년 43%, 2015년 43%, 2016년 41%, 2017년 42%였다.
대표적인 아열대성 어류는 청줄돔, 가시복, 거북복, 호박돔, 아홉동가리, 쥐돔, 철갑둥어 등으로 필리핀, 대만 연안에서 주로 서식한다.
안철민 제주수산연구소장은 "아열대 해양생물들이 이미 제주 연안에서 정착해 산란·성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열대 해양생물들이 제주 바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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