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왕실 재산 운영에 따른 수익으로 올해 1천120억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450억원 가량은 여왕이 거주하는 버킹엄 궁 리모델링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28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버킹엄 궁은 이날 재무부로부터 건네받은 '왕실 교부금(sovereign grant)'과 왕실 비용지출 현황 등을 밝혔다.
여왕의 주된 소득인 왕실교부금은 영국 정부가 왕실 재산 운영재단인 크라운 에스테이트의 수입을 관장하고 대신 이들 재산에서 거둔 1년 총매출의 일정 부분을 2년 뒤 돌려주는 형식이다.
당초 이 비율은 15%였는데, 2016년부터 10년간은 버킹엄 궁 리모델링 비용을 고려해 25%를 적용한다.
크라운 에스테이트는 런던 시내 중심구역인 리젠트 거리와 세인트 제임스 지구 등에 있는 많은 부동산, 윈저 궁 주변 윈저 그레이트 파크, 애스컷 경마장, 광활한 농장들과 숲 등을 소유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크라운 에스테이트의 연간 수익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3억2천940만 파운드(약 4천845억원)였다.
이중 왕실교부금은 7천610만 파운드(약 1천120억원)로, 여기에는 3천40만 파운드(447억원)의 버킹엄 궁 수리 비용이 들어가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왕실교부금 외에도 다른 재산 운영으로 지난해 1천730만 파운드(약 255억원)의 수익을, 랭커스터 영지에서도 2016∼2017 회계연도에 1천920만 파운드(약 282억원)의 수익을 각각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여왕의 아들인 찰스 왕세자는 콘월 영지로부터 전년 대비 5% 증가한 2천170만 파운드(약 319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찰스 왕세자는 올해 4월까지 1년간 해외순방을 비롯한 각종 공무, 장남 윌리엄 왕세손의 출산, 차남인 해리 왕자의 결혼식 등 왕실 행사 등에 모두 490만 파운드(약 72억원)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찰스 왕세자는 15개국을 방문하는 등 600여개의 공무를 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인과 함께 인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싱가포르를 방문할 때 가장 많은 36만2천149 파운드(5억3천300만원)를 사용했다.
버킹엄 궁은 이날 왕실교부금 현황 등과 함께 버킹엄 궁 리모델링 계획도 발표했다.
10년간 3억6천900만 파운드(약 5천433억원)가 들어가는 리모델링 계획에 따라 이스트윙이 내년 4월까지 비워진다.
이에 따라 여왕의 자녀인 앤 공주와 앤드루 왕자, 에드워드 왕자의 사무실이 다른 곳으로 이전되며, 1만여개의 왕실 소유 그림과 자기, 태피스트리, 가구 등의 예술품 역시 다른 곳에 보관될 예정이다.
왕 공식생일인 군기분열식 등의 행사에서 여왕과 왕실 가족들이 국민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발코니 역시 이스트윙에 자리잡고 있다.
왕실 측은 그러나 외부 공사장 발판 등을 별도 설치하지 않는 등 버킹엄 궁 외관상으로는 공사 여부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조용히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703년에 지어진 버킹엄 궁은 1761년 조지 3세가 인수했다. 빅토리아 여왕 시대 증축됐고, 1914년 조지 5세 시절 전면을 새롭게 단장했다.
버킹엄 궁은 1950년대 이후로 별도 수리가 없어 화재 위험 등이 커진 만큼 오래된 전선과 배관 등을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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