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4시간 의총서 '잔류파 대 복당파' 충돌
결론 없는 도돌이표 갈등 구조…여전히 '나 빼고 혁신'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김연정 이신영 기자 = 자유한국당의 28일 의원총회에서 당권을 잡고 있는 바른정당 출신 복당파 의원들과 친박근혜(친박)계 의원 등 잔류파 의원들이 또다시 충돌했다.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성찰보다는 상대에 대한 비판과 사퇴·탈당 요구가 의총을 달궜다.
한국당 의원들은 쇄신 필요성엔 어느 정도 인식을 같이하지만, 어느 세력이 실권을 쥐고서 이를 주도할 것이냐를 두고선 계파 간 현격한 입장 차이를 보여 좀처럼 활로를 못 찾는 형국이다.
이날 의총에서도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최대 화두가 됐다.
김 원내대표는 선거 후 중앙당 슬림화 방침을 밝힌 뒤 비상대책위원회 이슈를 들고서 당 변화를 주도하려 했지만, '지방선거 참패 책임론'에 직면, 반대파의 타깃이 된 상황이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의 주도권을 거머쥐려는 친박계와 중진그룹 일부는 '김성태 퇴진론'에 목소리를 높였다.
심재철 의원은 "김 원내대표는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지방선거를 이끌었다"며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면 새로운 원내대표가 뽑혔을 것이다. 정치는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다"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김진태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로 가려면 원내대표가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 김 원내대표는 중립을 지킬 생각이 별로 없어 보인다"며 "김 원내대표가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정용기 의원은 "김 원내대표가 새벽 3시 45분에 (나를 비판하는) 문자를 보냈다. 어떻게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고 친박으로 매도를 하나"라며 "이래서 당 개혁이 제대로 되겠나. 김 원내대표는 이미 신뢰를 상실했다"고 가세했다.
이에 복당파를 비롯해 그동안 당내 주류로 자리매김해온 의원들이 적극 반박했다.
홍문표 의원은 "김 원내대표가 잘하든 못하든 당헌·당규에 따라 여기까지 왔다"며 "본인이 심사숙고해 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맞지 않느냐"며 김 원내대표를 옹호했다.
장석춘 의원은 "김 원내대표에 대해 무조건 사퇴하라고만 한다. 그게 당을 위해 좋은 방안인가"라며 "김 원내대표가 물러난다면 친박·비박의 갈등이 수면 위에 드러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거친 논쟁은 4시간가량 이어졌다.
이와 관련, 김 원내대표는 의총 마무리 발언을 통해 "여러 의원의 지적을 겸허하게 수용하며, 실망을 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원내대표 사퇴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더 이상 사퇴 요구가 나오지 않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복당파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의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다시 나왔다. 김 의원은 이날 의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성일종 의원은 "김무성 의원이 복당파를 대표하고 있고, 복당파들이 회의했다"며 "한국당에 남아 있는 마지막 계파를 없애야 한다. 김 의원이 탈당하면 한국당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흠 의원도 "복당파들이 지난 1년 동안 홍준표 체제에 협조하며 울타리가 됐고 선거가 끝나자마자 복당파 모여서 친박을 친다고 한다"면서 "누구에게 책임을 돌릴까 이야기하는데 뻔뻔하다. 계파의 상징인 김무성 의원은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복당파 의원들의 엄호도 있었다.
강석호 의원은 "우리가 서청원 의원에게 탈당하라고 했나. 스스로 나간 것이다"라며 "누가 누구에게 나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하는 것이다. 인적청산은 누구를 탓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무성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김학용 의원은 "김무성 의원이 과거 대선 후보 1위를 달렸는데, 내부에서 총질을 해 죽였다"며 "김 의원이 피해자인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나가라고 하나. 그것은 김 의원이 판단할 문제다"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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