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15시간 30분 검찰 조사…"성실히 조사 임했다"

입력 2018-06-29 01:18   수정 2018-06-29 06:23

조양호 회장 15시간 30분 검찰 조사…"성실히 조사 임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남부지검 출석…검찰, 횡령 등 혐의 집중 추궁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 등 비리 의혹으로 검찰에 피의자로 출석한 조양호(69) 회장이 15시간 30분가량 조사를 받고 29일 귀가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종오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 9시 30분께부터 이튿날 오전 1시께까지 조세포탈과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조 회장을 불러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조 회장은 '검찰에서 어떤 점을 소명했느냐', '조세포탈 등 모든 혐의를 부인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 답했다.
이어 '회장직을 사퇴할 생각은 없느냐?', '직원들과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 없느냐'는 물음에 답하지 않은 채 차를 타고 떠났다.
검찰은 이날 조 회장을 상대로 프랑스의 부동산 등 부친인 조중훈 전 회장의 외국 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세금을 내지 않은 경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남부지검은 서울지방국세청이 조 회장 남매를 수백억 원대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기업·금융범죄를 전담하는 형사6부에 배당하고 수사해 왔다. 조 회장 남매가 납부하지 않은 상속세는 5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지난 25일 조 회장의 동생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을, 26일에는 고(故)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또 조양호 회장을 상대로 그룹 계열사와 조 회장 일가가 소유한 관계사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해 '통행세'를 거둔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아울러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기소된 조 회장의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대신 지불한 혐의에 대해서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수사 중인 조 회장 일가의 횡령·배임 의심 규모는 수백억원대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 회장은 이날 검찰 조사에서 대체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 회장에 대한 조사 내용을 토대로 신병처리 방향을 검토할 방침"이라며 "아직 구속영장을 청구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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