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 대구FC 조현우 마케팅…실력만큼 가족사랑도 애틋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눈부신 선방으로 일약 스타로 급부상한 대구FC 소속 골키퍼 조현우 선수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그는 스페인 유명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에 빗대 '대구FC의 데헤아'라는 뜻에서 '대헤아'로 불린다.
비록 16강 문턱을 넘지는 못했지만 한국 대표팀은 조현우의 활약에 힘입어 월드컵 본선 역대 최소 실점 기록을 달성했다.
기존 기록은 2006년 독일 월드컵때 4골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3골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이마저도 2골은 페널티킥으로 헌납했고 필드골은 1골만 허용했다. 거미손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독일과의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는 대표팀이 2-0으로 승리하는 데 그의 선방이 큰 역할을 했다. 독일이 날린 26개 슈팅이 모두 조현우의 거미손과 수비진에 가로막혔다.
이런 맹활약으로 조현우는 FIFA(국제축구연맹)가 해당 경기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선수에게 주는 '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예선 탈락은 했지만 조현우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새로운 역사를 써준 조현우 키퍼 군 면제 해주세요'라는 내용이 올라오기도 했다.
대구FC는 지난 19일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조현우 친필 사인이 적힌 유니폼 100여벌을 판매했다. 선착순 21명에게는 내달 8일 오후 7시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FC서울과의 홈경기에서 조 선수와 동반 입장 후 사진 촬영 기회도 줄 예정이다.
판매 시작 후 2시간 만에 모집이 마감돼 조 선수의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또 화장품 광고 모델, TV 예능프로그램 출연, 언론 인터뷰 문의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FC 관계자는 "조현우 선수에 대한 팬과 업계의 반응이 예상보다 뜨겁다"며 덩달아 즐거워했다.
조현우가 스웨덴전에 나서기 전 아내 이희영 씨에게 쓴 편지도 화제다.
그는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월드컵에 내가 왔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 모든 상황이 우리가 말하던 대로 이루어지고 있어"라며 흥분된 감정을 표현했다.
이어 "이제 꿈을 펼칠 시간이야. 나는 지금 솔직히 많이 무섭고 긴장되고, 평생 꿈꿔왔던 순간인 만큼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야. 지금이라도 무섭다고 말하고 싶지만, 이것도 오늘 경기 직전 이 순간까지만 생각할 거야."라고 적었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여보 덕분이야. 여보한테 멋진 남편, 하린이(딸·9개월)한테 멋진 아빠로 살아갈게"라며 가족을 위한 애틋한 마음도 전했다.
조현우는 내달 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K리그 FC서울 경기로 팬들과 다시 만난다. 대구FC는 조현우의 금의환향을 축하하기 위해 다양한 환영 이벤트를 마련할 계획이다.
조현우는 2013년 대구FC 신인선수로 입단해 프로선수로 첫발을 내디뎠다. 입단 첫해 14경기에 출전했지만 점차 기량이 일취월장하면서 출장 기회가 많아져 2015시즌에는 팀 주전 골키퍼로 성장했다.
잇따른 활약으로 올 시즌까지 통산 158경기에 출전하는 등 여섯 시즌째 대구FC 골문을 굳게 지키고 있다.
d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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