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 개방 1년간 모니터링 결과 발표
녹조 개선되고 자연성 회복…BOD 증가 등 '환경 개선' 속단 어려운 요소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은 막대한 예산과 함께 환경 파괴 논란에 휩싸이면서 큰 반대 여론에 직면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4대강 사업 이후 처음으로 총 16개 보 중 10개 보를 세 차례에 걸쳐 개방했고, 1년간 모니터링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정부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개한 '4대강 보 개방 1년 중간결과' 내용은 조류(녹조) 농도가 개선됐고 강의 자연성 회복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것이 핵심이다.
4대강 사업 이후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게 만들었던 녹조 현상은 보 개방 이후 세종보와 공주보를 중심으로 대폭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보 수문을 완전히 개방한 금강 세종보, 공주보에서는 조류농도(클로로필 a)가 개방 전보다 약 40% 감소했고, 영산강 승촌보도 지난 4월 완전 개방 이후 37%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브리핑에서 "물 흐름이 좋아져 조류 농도가 감소하고 모래톱이 회복되는 등 동식물의 서식환경이 개선돼 4대강 자연성 회복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보다 개방 폭이 작은 보에서는 의미 있는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고, 최대 개방 보를 중심으로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총인(T-P) 등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보 개방으로 환경이 개선됐다고 속단하기 어려운 요소들이다.
이에 대해 홍 실장은 "예년보다 많은 강우량으로 인해 유입 지천의 오염원이 증가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었다"며 "보 개방에 따른 유속 증가로 하천 바닥에 쌓여 있던 퇴적물이 떠오르면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인지 확인할 필요성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생태계 분야에서는 보 개방 이후 조류 개체 수가 증가하고 멸종위기종도 처음 목격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보 개방 후 영산강 상류에서 멸종위기 II급인 노랑부리저어새 개체 수가 5배로 증가(작년 1월 5개체→올해 2월 25개체)하고 금강 상류와 미호천에서는 멸종위기 II급인 독수리가 처음 관찰됐다.
완전히 개방된 세종보, 승촌보는 물 흐름이 원활해지면서 여울이 생성됐다.
수변생태공간이 넓어지고 하중도가 생성돼 수단, 맹꽁이 등 멸종위기 육상 동물의 서식환경이 개선됐다고 정부는 전했다.
물흐름도 좋아졌다. 제한적인 보 개방에도 물 체류시간은 29∼77% 감소하고, 유속은 27∼431% 증가했다.
홍 실장은 "앞으로 보를 적정 수준까지 개방하면 물 흐름이 더 개선돼 수질오염 사고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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