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 화학물질 누출 대응엔 중탄산나트륨이 가장 효과적"

입력 2018-07-03 07:31  

"산성 화학물질 누출 대응엔 중탄산나트륨이 가장 효과적"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 실험…중화열·유해기체 등 2차 피해 없고 가격 저렴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산성 화학물질 누출 사고 때 중화 작업을 위해 현재 주로 쓰이는 소석회보다 식용 소다나 베이킹파우더 같은 중탄산나트륨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는 카이스트 생명화공과 PNEL 실험실(김범준 교수)의 도움으로 소석회와 탄산칼슘, 가성소다, 탄산나트륨, 과탄산나트륨, 중탄산나트륨 등 6종의 염기성 중화제를 실험한 결과 중탄산나트륨이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한 중화제로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최근 4년간 발생한 화학사고 원인 가운데는 염산이나 질산, 황산, 불산, 암모니아 같은 산-염기 물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 물질은 독성과 부식성이 있어 접촉하거나 호흡할 경우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또 액체인지, 기체인지 상태에 따라 성질이 달라지는 만큼 서로 다른 진압·대응전략이 필요하다.
이들 화학물질 누출 시 대응책 중 하나는 산성이나 염기성을 PH7로 조절하는 중화 작업이다.
2012년 경북 구미 휴브글로벌 공장에서 불화수소(기체)가 누출됐을 당시 소방당국은 기체 확산을 막기 위해 물을 뿌려 진압했다. 당시 이를 두고 불화수소가 물과 만나면 강산성인 불산(액체)이 된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후 일선 소방관서에서는 주로 소석회를 살포해 중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실험 결과 중탄산나트륨을 제외한 5종류의 염기성 중화제는 중화 과정에서 고열이 발생해 소방관 등의 2차 피해가 우려됐다.
황산을 중화할 경우 중탄산나트륨을 제외한 다른 중화제는 43도에서 높게는 126도까지 중화열이 발생했다.
또 소석회와 탄산칼슘은 중화 후 황산칼슘 같은 잔류 찌꺼기가 많이 발생했고 가성소다는 중화 과정에서 대기 중에 유해기체가 확산할 우려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탄산나트륨은 유해기체 발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중탄산나트륨은 kg당 가격도 다른 염기성 중화제보다 저렴해 효율성 면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소방당국은 이번 실험 결과에 따라 8월 중 공장 규모(pilot scale)로 다시 실험할 계획이다.
중앙119구조본부 관계자는 "전국 소방관서에 중탄산나트륨의 우수성을 홍보할 것"이라며 "이미 일부 소방본부에서는 중탄산나트륨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곳도 있다"고 말했다.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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