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여성 전용수영장에 트랜스젠더 출입 허용 논란

입력 2018-06-29 16:10  

영국 런던 여성 전용수영장에 트랜스젠더 출입 허용 논란
"민망하다, 남자 수영장에 가라" vs "공간 마련해 주자" 의견 대립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영국 런던의 명소인 햄스테드 히스에 있는 여성 전용수영장에 트랜스젠더(transgender)의 출입이 허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작년 말 런던시가 이러한 결정을 한 뒤 프라이버시 침해를 주장하면서 반대하는 쪽과 소수자를 포용하자는 쪽의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랜스젠더는 사전적 의미로 사회적 성과 생물학적 성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키는데, 이 가운데 자신의 성과 반대되는 성을 가지려고 갈망하는 사람을 성전환자라고 한다.
햄스테드 히스의 여성 전용수영장에서 문제가 되는 부류는 당연히 남성이면서 여성을 갈망하는 성전환자들이다.
수영장에서 코치 보조일을 하는 앤 해이대리(51)는 "이곳은 여자들에게 '그들만의 작은 세상'이다"며 "프라이버시를 즐기고 많은 사람이 그것을 원한다. 여성 보호구역이고 아주 귀한 곳"이라고 주장했다.
2명의 아기를 둔 에이미 데시르(30)는 "자기를 여성과 동일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데시르는 "우리는 상의를 벗고 수영을 즐길 수도 있는데, 그것은 프라이버시고 품위이고 우리의 권리다"며 "(트렌스젠더 출입을 허락한 것은)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공격적인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딸을 가진 엄마를 포함해 엄격한 규율을 가진 정통 유대교도들이나 이슬람교도 등이 더욱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시르는 '한 남자'가 (여성) 수영복을 입는걸 봤는데 주요 부위가 돌출돼 쳐다보기가 민망하기 짝이 없었다며 치를 떨었다.
10대인 딸과 자주 이곳을 찾는 침술사인 클레어 스튜어트(58)는 "짐승 같은 남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싶지는 않다"며 "남자 수영장에 갈 수 있지 않으냐, 여기 올 이유가 없다"고 거품을 물었다.
햄스테드 히스에는 남녀 각 전용수영장과 혼용 수영장 등 3개가 있다.
데시르는 트렌스젠더 출입 허용에 반대해 남자들만 출입하는 장소나 행사에 가서 남자처럼 포즈를 취하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지난 5월에는 남자 전용수영장에 들어가 수영을 하다가 경찰에 의해 쫓겨나기도 했다.
남자들은 처음에는 깜짝 놀라 고함을 쳤지만, 나중에 왜 그러는지 이해를 하고서는 오히려 지지했다고 데시르는 말했다.
햄스테드 히스의 여성 전용수영장에 트랜스젠더의 출입을 금지하는 인터넷 청원에 1만2천명이 서명했다.
그러나 포용하자는 쪽도 있다.
비키 조셉은(64)은 "트랜스젠더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그러면 남성의 상징을 불쾌하기 느끼는 사람들에게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hope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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