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학순 "비핵화 과정서 검증문제 생겨도 김정은 생존·발전 의지로 넘어설 것"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북미 양국이 현재 추진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의 '능동적 비핵화'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연합뉴스와 통일부 공동주최 한반도평화 심포지엄에서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전환점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 접근법을 비핵화와 동시에 관계 정상화가 병행적으로 이뤄지는 포괄적 해결로 전환하자는 것"이라며 "과거의 강압적 비핵화가 아니고 능동적 비핵화로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의 모라토리엄(유예조치)을 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등의 조치를 아무런 대가 없이 실천함으로써 능동적 비핵화에 나서고 있다고 김 원장은 설명했다.
김 원장은 "과거에는 기술적 쟁점 중심으로 실무자들이 협의해 해결해가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탑다운(Top-Down) 방식과 실무회담이 동시에 열리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그래서 제한된 시간 내에 성과를 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에 되돌릴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도 "김정은 위원장이 경제제재 해제를 통한 경제발전을 원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빠른 시간 내에 (비핵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재의 이 비핵화 방향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최근 북미 간 협상의 소강국면과 관련해 "북한 내부적으로 아직 김정은 위원장의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는 타임랙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북미 3국의 정보라인이 이끌다 정상적인 채널로 넘어가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중앙정보국(CIA) 라인과 일을 하다가 인사를 교체 중인 것으로 안다"며 "북한도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에서 주무가 외교라인으로 넘어갈 것이어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평화심포지엄] 김연철 "北, 과거 강압적 아닌 능동적 비핵화 나서"
김연철 원장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 "평화협정이 갖는 법제도 측면의 중요성이 있지만, 약속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가 훨씬 중요하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보면 법적 평화와 사실상의 평화라는 게 정말 중요하고 사실상의 평화 수준이 비핵화 속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위한 실천 조치로 비무장지대(DMZ)의 비무장화를 강조하면서 산업 협력, 역사 및 문화 공간 등 다양한 차원의 노력을 통해 DMZ를 평화지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이어 "서해 평화협력도 중요하다"며 "신뢰구축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서해에서 해양평화공원, 공동어로 등 여러 가지 차원의 방안을 좀 더 진척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준형 교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 "한미군사동맹의 미래지향적 역할에 대해 본격적인 고민을 해야한다"며 "한미 양국이 이 부분에 관련돼 지금부터 공동으로 연구하고 공동인식 바탕으로 새로운 역할 만들어 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평화심포지엄] 백학순 "비핵화 과정서 검증문제 생겨도 김정은 생존·발전 의지로 넘어설 것"
백학순 세종연구소장은 향후 비핵화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앞으로 검증문제도 있고 북한의 핵시설 완전한 신고 문제, 미국의 신고 수용 여부, 신고한 것이 완벽하지 않다고 의심되는 경우에 특별사찰 요구 문제 등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백 소장은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이 자기 시대를 열려는 국가 대전략을 통해서 생존과 발전하려는 의지가 강해서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런 문제들을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비핵화를 할 테니 안전보장을 해달라고 요구를 했는데 과거 역사에서 이런 표현을 쓴 적이 없다"며 "이 말은 아주 솔직히 '비핵화를 할 테니 우리 체제를 위협하지 말아다오'라는 김 위원장의 진정성을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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