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8만건…신고 후 차단 증가로 실제 수신량은 줄어
KISA, AI로 신형 스팸 구분하는 시스템 연말 시범운영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지난해 휴대전화 스팸 신고 건수가 3천만건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작년 접수된 휴대전화 스팸 신고 건수는 3천51만건으로 2016년보다 16.2% 증가했다. 하루에 약 8만4천건씩 접수된 셈이다.
유형별로 보면 불법도박이 404만건으로 가장 많았고, 불법대출 333만건, 통신가입 권유 132만건, 성인물 116만건 순이었다.
휴대전화 스팸 신고 건수는 2011년 5천308만건에서 2014년 1천434만건까지 줄었으나 2015년 1천828만건, 2016년 2천626만건으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5월 신고 건수는 1천323만건이었다.
KISA 관계자는 "2014년 전후로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안드로이드폰에 탑재된 '간편신고' 기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데다 문자스팸 규제로 음성 스팸이 늘면서 전체 스팸 신고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신고가 접수되면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스팸 여부를 확인한 뒤 통신사에 차단 요청을 한다. 신고 건수가 늘면서 자연히 차단도 많이 이뤄진다.
그 결과 실제 스팸 수신량은 감소 추세를 보였다. 휴대전화 이용자 한 명이 하루에 받는 스팸 건수는 2013년 하반기 0.25건에서 작년 하반기 0.09건으로 줄었다.
스팸은 이용자에게 일방적으로 발송되는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말한다. 영리 목적이 없는 선거 홍보 문자는 스팸에 해당하지 않는다.
KISA 관계자는 "6·13 지방선거 기간 선거홍보문자 45만건이 스팸으로 신고됐지만, 모두 예외조항에 해당해 종결 처리했다"고 밝혔다.
스팸이라고 모두 불법은 아니다. 정보통신망법은 수신자의 사전 동의가 없는 경우 불법 스팸으로 판단한다.
불법 스팸은 점차 지능화되는 추세다.
이미지 스팸의 경우 이미지 픽셀 일부를 바꾸는 방식으로 이통사의 차단 시스템을 피한다. 1인당 하루 문자 발송량을 500통으로 제한하는 점을 악용해 다수 명의로 각각 499통씩 보내는 사업자도 있다.
지능화하는 스팸에 대응하기 위해 KISA는 인공지능(머신러닝)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한 스팸 분류 및 대응 시스템을 개발해 연말부터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인공지능이 새로운 형태의 스팸을 바로바로 학습해 구분해내는 방식이다.
KISA는 카카오[035720]와 스팸 차단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하지만 국외에 명의를 둔 스팸 발송자는 딱히 규제할 방법이 없다. 미국과 유럽은 사전 동의를 받지 않더라도 스팸을 보낼 수 있어 사전 동의를 의무화한 국내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스마트폰 간편신고 기능도 애플의 iOS 운영체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간편신고 기능은 정부와 사업자 간 합의에 따라 적용되는데 애플 측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거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KISA 관계자는 "간편신고는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 조언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며 "애플 측에도 스팸 감소 효과가 있으니 다시 한 번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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