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방치하면 골병"…건강보험 급여 4년간 43%↑

입력 2018-07-01 07:30  

"골다공증 방치하면 골병"…건강보험 급여 4년간 43%↑
여성 환자 85만800명으로 13.6% 늘어…치료율 여 36%, 남 16% 불과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폐경기 여성을 중심으로 골다공증 발생이 증가하면서 의료비 지출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다공증은 제때 치료하지 못해 골절로 진행할 경우 의료비가 폭증하고 건강수명을 크게 단축될 수 있어 진단과 치료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골다공증으로 인한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은 2013년 805억6천만원에서 2017년 1천153억1천만원으로 4년간 43% 증가했다.
이 기간 골다공증으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도 80만5천304명에서 90만6천631명으로 13% 증가했다. 남성은 5만6천303명에서 5만5천831명으로 약간 줄었지만 여성은 74만9천1명에서 85만800명으로 13.6% 증가해 환자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의료계에서는 국내 골다공증 환자를 310만명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5년 초음파를 이용해 실시된 한 지역사회 연구에서는 50대 이상 남성의 42.7%, 여성의 74.4%가 골다공증으로 진단됐다.
골다공증은 중년기 이후 삶과 밀접한 질환이지만 치료율은 낮은 편이다.
골다공증 유병률이 포함된 마지막 대규모 조사였던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50세 이상 골다공증 진단자 가운데 조사 당시 치료를 받고 있었던 사람은 여성 12.9%, 남성 4.2%에 불과했다.
대한골대사학회가 건강보험공단 통계를 분석한 자료를 살펴봐도 골다공증 환자의 치료율은 여성 36%, 남성 16%에 불과하다. 여자는 10명 중 7명, 남자는 10명 중 8명이 치료를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골다공증이 위험한 것은 약해진 뼈가 부러지면서 영구적인 장애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의료비 지출이 급격하게 늘어난다.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에게 골다공증까지 생겼을 때 치료 비용이 얼마나 추가로 들어가는지 미국에서 연구한 결과, 의료비 지출은 최소 66%에서 최고 91%까지 늘어났다. 의료비 급증의 주요 원인은 골절이었다.
우리나라 노인 인구는 평균 2.7개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고, 골다공증에 주로 걸리는 여성 노인은 여러 개의 만성질환을 한꺼번에 앓을 확률이 높다.
골다공증은 건강수명에도 치명적이다. 세계골다공증재단(IOF)에 따르면, 유럽에서 골다공증의 질환 부담은 대장암, 유방암, 위암, 간암보다 높았다. 장애보정생존연수(DALY, Disability adjusted life year)는 한 사람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시간이 특정 질환으로 인해 얼마나 사라졌는지를 측정하는 것인데, 유럽에서 한해 대장암으로 인한 건강수명의 손실은 1천862 DALY였고, 골다공증은 그보다 높은 2천6 DALY에 달했다.
정부는 올해 1월부터 국가건강검진에서 골다공증 검사를 확대했다. 여성은 올해부터 66세뿐만 아니라 54세에도 생애전환기건강검진을 통해 골다공증 여부를 진단받을 수 있다.
다만, 검진 기회가 늘어나도 치료율을 높이지 않으면 골절을 예방이 어렵다.
대한골대사학회 정호연 교수(경희의대 강동경희병원 내분비내과)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현시점에서 골다공증 치료율을 높이지 않으면 향후 골절 환자가 늘어나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골다공증 치료제는 다양하고 최근에는 6개월에 1회 피하주사를 하는 방법이 등장하는 등 관리 편의성이 높아졌다"며 "노인 인구가 골다공증을 조기에 치료할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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