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윤 이어 한반도 담당 고위직 또 물러나…후임에 성 김 등 거론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 국무부에서 북핵 문제 등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외교를 관장하는 수전 손턴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명자가 7월 말 퇴임한다.
손턴 지명자의 퇴임은 그동안 북미회담을 사실상 혼자 도맡아 해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대북 후속협상 개시와 맞물려 대북 진용 보완 등 한반도 라인의 전면 개편작업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손턴 동아태 차관보 지명자가 7월 말 퇴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앞서 CNN방송도 전날 손턴 지명자가 동료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은퇴 의사를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국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손턴 지명자가 더는 '지명자' 신분을 유지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으며, 물러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손턴 지명자의 퇴임 소식은 6·12 북미정상회담에 이은 후속 고위급 회담이 곧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지난 2월 조셉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사임한 데 이어 수개월 만에 한반도 담당 고위 외교관이 또 물러나는 셈이다.
손턴 지명자는 1991년 국무부에 들어가 동아태 지역에서만 20여 년을 일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인 지난해 3월부터 차관보 '대행'으로 업무를 하다 렉스 틸러슨 전 장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그해 12월 차관보에 지명됐다.
그러나 '온건파'인 틸러슨이 물러나고 중앙정보국(CIA) 국장이던 폼페이오가 장관이 취임하면서 경질설에 휘말렸다.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방문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면담, 지난달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의 '뉴욕 회동' 등에도 그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손턴 지명자는 지난 2월 상원 외교위원회의 인준 청문회를 거쳤지만, 그동안 백악관과 의회 내 강경파들의 반발 등으로 인해 인준 표결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임명이 계속 미뤄져 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반도 상황의 중요성 등을 감안, 손턴 지명자의 후임 인선을 서둘러 공백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5월말 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국무부) 팀의 새로운 구성원들에 대해 여러 건의 중대한 발표를 곧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동아시아와 남아시아 차관보가 포함될 것"이라며 인적 개편을 이미 예고하기도 했다.
새 동아태 차관보 자리에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 실무회담의 미국 측 대표를 맡아온 성 김 주 필리핀 미국대사도 유력한 후보군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 대사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1일 판문점에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회동하는 등 '성김-최선희' 실무회담 라인이 재가동되면서 앞으로도 실무회담을 계속 맡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크리스토 힐 당시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6자 회담 수석대표를 맡아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이끄는 등 동아태 차관보직과 협상 실무책임을 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조셉 윤 전 대북특별대표 후임도 아직 인선되지 않은 상태여서 일각에서는 김 대사가 대북특별대표를 맡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필리핀 대사직 수행 문제가 변수로 남아 있다.
이와 관련, 미 조야에서는 북핵협상을 책임질 특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국무부 내 한국 담당 실무라인도 조만간 대대적으로 재편될 것으로 알려졌다.
7월 정기 인사 등과 맞물려 국무부 한국과 내 한국팀장 및 북한팀장이 다 바뀌는 등 전체 관련 인력의 절반가량 바뀔 것으로 전해졌으며 마크 램버트 한국과장도 인사이동 가능성이 제기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아시아 담당국 한반도 파트에 제재 전문가인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이 금주부터 합류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북미 후속 협상 국면과 맞물려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담당 파트에 대한 보강 및 강화 작업도 가속하고 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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