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함께 있어야" 美 750곳 수십만명 '이민정책' 항의시위(종합)

입력 2018-07-01 18:21  

"가족은 함께 있어야" 美 750곳 수십만명 '이민정책' 항의시위(종합)
워싱턴·뉴욕·LA·시카고 등 전역서…트럼프 머문 골프장에서도
민주 의원·연예인도 참여…런던·파리·뮌헨 등 해외서도 열려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김정은 기자 = 격리된 밀입국 가족을 즉시 합치게 하라고 촉구하는 집회가 주말인 30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는 밀입국자와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정책이 폐지된 이후 후속 조치가 미진한 가운데 벌어졌다.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로 명명된 이번 집회는 미국 50개 주 약 750곳의 도시에서 수십만 명이 참여한 가운데 동시 다발적으로 열렸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특히 수도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주요 대도시에는 대규모 군중이 운집했고, 곳곳에서 행진이 이어졌다.



불법 이민자 자녀들이 격리된 수용소 인근의 텍사스주 매캘런 국경경비대 시설 앞에도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뉴욕에서만 약 3만 명이 브루클린 다리를 건너며 "이민자들이 이 다리를 건설했다"고 외쳤다고 NBC 뉴스는 전했다.
워싱턴DC에서도 참가자들이 백악관 인근 등에 모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격리된 부모와 아동을 조속히 합치게 하라고 요구했다. 주최 측은 참여 인원이 3만 명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워싱턴 집회에 참여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벤 카딘, 에드 마키 상원의원과 조 케네디 3세,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 등은 구호를 외치고 연설을 했다. 민주당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폐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가수 얼리샤 키스, 할리우드 여배우 아메리카 페레라 등 연예인들도 이번 집회에 참가했다.
아기 인형들이 갇힌 철창 우리를 들고 다니는 퍼포먼스가 진행됐고,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12세 소녀의 연설이 군중을 감동하게 했다고 의회전문지 더 힐은 전했다.
또 이날 집회에서는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최근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을 방문하면서 입은 '재킷' 논란을 패러디한 문구가 슬로건으로 등장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최근 텍사스주 멕시코 접경지역에 있는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을 방문하는 길에 '나는 정말로 상관 안 해, 너는'(I REALLY DON'T CARE, DO U?)이라는 글자가 쓰인 재킷을 입고 나타나 논란에 휘말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나는 신경 쓰여!! 너는?"("I care!! Do you?")이라고 쓰인 표지를 들거나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고, 행진하면서 "우리는 상관있다!"("We care!")라고 외치기도 했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을 떠나 뉴저지 베드민스터에 소유한 골프클럽에 머물렀지만, 이 골프장 인근에서도 수백 명이 참여한 집회가 열렸다.
이번 집회는 영국 런던, 독일 뮌헨과 함부르크,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등 다른 나라의 대도시들에서도 함께 열렸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뉴저지에서 올린 트위터에서 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에게 "걱정하거나 낙심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날 댈러스 이민세관단속국 사무소 밖에서는 5명이 도로를 막았다는 이유로 체포됐고,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는 최소 1명이 체포됐다.
메인주 포틀랜드에서는 시위대가 대규모로 늘어나면서 주요 거리가 폐쇄됐고,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시위대 수천 명이 경전철 선로에 들어가면서 일시적으로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지난달 초 밀입국자를 전원 기소하는 '무관용 정책'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남부 국경에서 밀입국 부모와 격리된 아동은 모두 2천300여 명에 달했다.
또 무관용 정책 중 격리 수용 규정이 폐지된 이후에도 현재까지 약 2천 명의 아동이 여전히 부모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NBC 방송은 보도했다.



lesl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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