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구성원 손으로 뽑은 첫 총장 "민주주의로 성신여대 이끌 것"

입력 2018-07-01 09:11  

전 구성원 손으로 뽑은 첫 총장 "민주주의로 성신여대 이끌 것"
양보경 총장 "시끄러워도, 오래 걸려도…권한 나누고 쓴소리 환영"
1936년 개교 이래 최초 교수·학생·직원·동문 직선제 선출
학장도 교수 직선제 전환…2일 취임식 후 첫 일정은 학생들 만남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의견 개진이 활발해지면 다소 시끄럽고, 최종 결정을 내릴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구성원들의 책임감이 강해질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생각합니다."
1936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등 학내 모든 구성원의 손으로 직접 뽑은 성신여자대학교 제11대 총장 양보경(63) 교수는 1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연신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 총장은 후보 시절부터 임기 내 달성할 최우선 과제로 '대학 바로 세우기'를 꼽았다. 자율성을 보장하는 '민주 성신'을 만들기 위해 불투명한 인사제도를 개선하고, 소통구조를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우선 양 총장은 '힘'을 남용할 수 없도록 일부 권한을 내려놨다. 과거 총장이 지명하던 각 대학 학장을 교수 직선제로 선출했다. 총장이 인사권을 쥐고 있으면 그 누구도 총장에게 쓴소리하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총장에게 '이건 잘못됐다', '저건 옳지 않다'는 의견을 전달하면 해당 교수는 연구년제도에서 배제되고, 직원은 승진에서 누락되는 등 탄압이 눈앞에서 벌어지니 구성원들은 입을 막고 귀를 닫게 될 수밖에 없었다고 양 총장은 설명했다.
양 총장은 임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공정한 인사제도를 만들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는 인사제도를 투명하게 공개해 합리적인 예측이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그 과정에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로 했다.
성신여대는 1990년대만 해도 교수들이 직접 총장을 선출했으나, 1999년 이사회가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교수가 아닌 다른 교수를 총장 자리에 앉히면서 이사회의 총장 임명제도를 둘러싼 갈등이 심해졌다.

그러다 심화진 전 총장이 지난해 학교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자리에서 물러나자 학내에서 총장 직선제를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김호성 교수가 10대 총장으로 선임돼 총장 직선제를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총장 직선제를 도입한 성신여대를 다른 대학에서는 부러워하는 눈치라고 한다. 주변 대학에서는 양 총장의 전임자인 김호성 교수나 교수대의원회에 직선제 도입 과정과 운영 방식 등을 주제로 강연해달라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양 총장의 임기는 이날부터 시작되며 취임식은 2일 오전 11시 서울 성북구 돈암동 성신여대 수정캠퍼스에서 열린다. 취임식 후 학생들을 만나는 게 양 총장의 첫 번째 공식일정이다.
그는 이날 오후 2시 각 단과대학 대표들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 소속 학생들을 만날 예정이다. 성신여대에는 총학생회가 꾸려지지 않아 현재 중운위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양 총장은 이번 총장 선거에서 학생들이 보여준 열정을 다음 총학생회 선거에서 이어가길 바라고 있다. 여러 날에 걸쳐 치러지는 총학생회 선거와 달리 총장 선거는 단 하루 진행됐음에도 투표권을 가진 학생의 54.1%가 참여했다.
양 총장은 "과거 총학생회가 심 전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다 고소·징계를 당하는 등 탄압을 겪다 보니 학생들이 총학생회에 냉담해진 것 같다"며 "학내 민주주의가 다시 살아난 만큼 학생들도 활기를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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