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니시노 감독, 선수들에게 "야유 속에 몰아넣어 미안하다"

입력 2018-07-01 08:42  

[월드컵] 니시노 감독, 선수들에게 "야유 속에 몰아넣어 미안하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10분 동안 '공 돌리기'를 지시해 논란을 부른 니시노 아키라(63) 일본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에게 사과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1일 "니시노 감독이 폴란드전이 끝나고 하루 뒤인 6월 29일 선수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현지시간 28일 러시아 볼고그라드의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폴란드에 0-1로 패했다.
하지만 같은 시간 사마라 아레나에서 열린 또 다른 H조 최종전에서 콜롬비아가 세네갈을 1-0으로 꺾은 덕에 일본은 콜롬비아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일본은 폴란드전 막판 10분 동안 공격 의지를 전혀 드러내지 않고 공만 돌렸다. 10여 분 동안 야유를 참아내며 시간을 보낸 일본은 16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니시노 감독은 후반 37분 투입한 하세베 마코토를 통해 "이대로 끝나면 우리가 16강에 진출한다. 옐로카드를 받을 정도의 심한 반칙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선수들은 니시노 감독의 지시에 따랐다.
명분을 잃고, 실리를 얻은 경기였다. 그리고 논란에 시달렸다.
니시노 감독은 당시 "본의는 아니지만,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전략이었다. 선수들에게도 성장하는 과정이었을 것"이라며 "다른 H조 경기 상황도 지켜봐야 했다. (야유를 받은) 선수들은 무척 어려웠을 테지만, (16강에 진출해) 앞으로도 강한 도전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해명했다.
선수들에게는 더 진심을 담았다.
니시노 감독은 29일 선수단 미팅에서 "여러분을 야유가 쏟아지는 그라운드에 서게 했다. 승리가 목표가 아닌, 지키는 축구를 하게 해 무척 죄송하다"고 말했다.
주장 하세베는 "모두 하나가 되는 분위기였다. 무척 중요한 회의였다"고 선수단 미팅 상황을 묘사했다.




한 차례 논란을 겪고, 선수단에 사과까지 하고 나니 니시노 감독의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다.
니시노 감독은 30일 훈련을 마치고 일본 취재진을 향해 "폴란드전에서 10분 동안 제대로 뛰지 않았으니, 16강전에서는 그만큼 더 달릴 생각"이라고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사실 일본에서 니시노 감독이 '공 돌리기' 만큼이나 비판받은 건, 주전 6명을 선발 라인업에서 빼고 폴란드전을 치른 점이다.
니시노 감독은 폴란드전에서 하세베, 가가와 신지, 이누이 다카시 등 주전 미드필더를 벤치에 앉혀두고 경기에 돌입했다. 16강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택한 위험한 전략이었다.
16강에 진출하고 나니, 체력적으로는 여유가 생겼다.
일본은 3일 오전 3시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벨기에와 16강전을 치른다. 거의 모든 전문가가 벨기에의 승리를 점친다.
니시노 감독은 "우리도 16강전에는 전력을 쏟아부을 수 있다"며 일본 월드컵 역사상 최초의 8강 진출을 목표로 세웠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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