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 중단 등에 北 화답할까…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기조치 가능성
비핵화 로드맵 논의 예상속 北구체적 계획 공개안할 듯…美 대응카드 주목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이달 6일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이 예상되는 가운데 그의 방북이 향후 비핵화와 대북체제안전보장 협상의 풍향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이른 시일 내 후속협상이 예상됐으나, 기대보다 지체되면서 뭔가 상황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추론이 나올 정도였다는 점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가진 의미가 작지 않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 파트로 북한 고위급 관리로만 모호하게 정해진 상황에서, 북한은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내세울지 아니면 리용호 외무상을 내세울지조차 밝히지 않아 북한의 의지를 의심토록 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주 방북하면 서로 북미정상회담 합의에 대한 후속조치를 집중적으로 점검하면서 상대의 의중을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북한이 핵무기·물질·시설에 대한 신고·검증 등을 담은 비핵화 로드맵을 대략이나마 제시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동창리 엔진시험장 폐기, 미군 유해송환 등도 주요 논의 대상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1일 "아주 긴 프로세스의 출발점에 있는 만남(폼페이오 장관과 북측 카운터파트의 회동)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협상을 진행할지 등 방법론에 대해서도 양측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고,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등 기본 입장을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교가에선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이징(北京) 방문을 통한 제3차 북중정상회담이 열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의식해 폼페이오 장관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재확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관건은 김영철 당 부위원장이든 리용호 외무상이든 둘 중 하나가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 비핵화 방법론과 로드맵을 논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신뢰할 만한 후속 절차를 제시할지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그에 상응해 북한의 체제안전보장과 관련해 미국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가 북미 후속협상의 성패를 가를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을 통해 북미 간에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이은 또 다른 '합의'가 나올지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미 양국이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을 하지 않기로 한 걸 포함해 주요 연합군사훈련 유예 조처를 한 상황에서 북한의 '화답' 액션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시기가 명시될 것 같지는 않지만, 적어도 북미 양측은 모종의 '암묵적인 합의'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비핵화 로드맵을 상세하게 공개하는 대신 초기조치로,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기와 5㎿ 원자로(흑연감속로)와 재처리시설, 우라늄농축시설 등 영변 핵시설의 가동중단, 사찰단 수용 등의 조처를 발표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에 조응해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수교로 가는 초기 조치로서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미 의회 비준이 결부된 대북 안전보장 추진 등을 할 수도 있다고 외교가에선 보고 있다.
대북제재 문제가 폼페이오 장관 방북 협의 때 쟁점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워싱턴 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기존 경제제재를 1년 더 연장하는 조치를 한 바 있고, 그와 관련해 북한은 구체적으로 반응하지 않았으나 불쾌해 할 수 있어 보인다.
실제 지난달 19∼20일 제3차 북중정상회담 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완화를 담은 언론 성명 채택을 추진했고, 북중정상회담의 내용에도 대북제재 해제 또는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묻어난다.
정부 관계자는 "폼페이오 장과의 방북에서 북미가 상호 취할 조치에 대해 합의를 한다면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만약 북한이 북미정상회담 전 외무성 김계관 제1부상과 최선희 부상을 통해 밝힌 것과 같은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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