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둥이' 재활치료 프로그램 500여회 운영…언어치료 집중 지원키로
출산연령 고령화로 미숙아 출생률 10년 만에 35.7%포인트 상승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예전엔 살리지 못했던 이른둥이(미숙아)들을 이제는 의학 발달로 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반되는 문제가 많으므로 앞으로 생길 수 있는 미세한 장애까지 돌볼 수 있어야 합니다."
푸르메재단의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운영해온 '이른둥이 지원사업'이 1일로 꼭 1년째를 맞았다.
지난해 7월 1일 시작한 이 사업은 재태(임신) 기간이 37주 미만이거나 1천500g 이하 몸무게로 태어난 아기들을 대상으로 발달클리닉, 통합 재활치료 프로그램, 부모교육 등을 진행하는 것이다.
공익재단이 운영하는 병원인 만큼 사회복지사의 상담을 거쳐 가정형편 등에 따라 치료비 일부를 지원한다.
이 병원 재활의학과 홍지연 진료부장은 이 사업이 단순히 아기 한 명을 돌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고 2일 강조했다.
홍 부장은 "저출산과 출산 연령 고령화가 요즘 추세이고 이에 따라 이른둥이도 늘어나고 있다"며 "일찍 태어난 아기들은 충분한 발달을 거치지 못해 복합적 문제가 있고, 발달이 또래보다 뒤처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2016년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재태 기간 37주 미만 또는 체중 2.5㎏ 미만 이른둥이의 출생률은 2006년과 비교해 35.7%포인트 증가했다.
이른둥이는 뇌성마비 진단 고위험군이며 지적장애, 청각장애, 학습장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등의 동반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홍 부장은 "역사적으로 한명회 등 성공한 칠삭둥이 사례도 있지만, 확률적으로 안 좋을 가능성이 크다"며 "조기에 개입해서 재활치료를 하면 발달 지연 정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른둥이들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지적장애나 자폐 장애로 나아갈 수 있고, 지능지수(IQ) 71∼85 사이의 '경계성 지능장애'에 해당할 가능성도 커서 일반적 사회생활이 어려울 수도 있다"며 "이른둥이 조기치료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기도 하다"고 힘줘 말했다.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지난 1년간 이른둥이 통합재활치료 프로그램을 506회 운영했다. 발달 정도를 파악하는 평가에 드는 비용을 아기 69명의 부모에게 지원했고, 가족 상담은 183회 이뤄졌다.
사업 시행 1년간은 소아과와 정신과 등 협진을 통해 신체적·정신적 발달에 주안점을 뒀다면 앞으로 1년은 여기에 언어적 발달까지 더해 진행할 계획이다.
병원은 이를 위해 아기들이 내는 소리를 24시간 녹음할 수 있는 특수 장비를 도입해 부모와 아기 사이의 대화를 분석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했다.
홍 부장은 "아이가 정상 발달 궤도에 진입해서 더는 병원에 오지 않고 이후 '어린이집에 잘 다니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이 있다"며 "다만 발달 지연 징후가 늦게 나타날 수도 있어서 만3세까지는 주의를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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