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1일 오전 9시 연평도 근해 우리 해군 경비함이 북측 경비함을 호출했고, 북측은 이에 즉각 응답했다. 남북이 판문점 선언과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사항 이행 차원에서 서해 상의 우발적 충돌 예방을 위해 '국제상선공통망' 운용을 정상화한 데 따른 시험통신이었다. 2008년 5월 이후 끊긴 남북 함정 간 `해상 핫라인'이 10년 만에 복원됐다. 남북 간 군사적 충돌 우려가 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군사적 긴장을 낮출 수 있는 조치라 환영할 일이다. 남북은 2004년 6월 서해 경비함정 간 해상 핫라인에 합의하고 서해에서 남북 함정 간 교신을 했지만, 북한은 2008년 5월부터 우리 측의 호출에 불응했다.
우리 군 당국은 비무장지대(DMZ)에 근접한 군부대의 시설 신축공사 일정도 전면 보류했다고 한다. 보류 대상 시설들은 DMZ에서 5∼10여㎞ 떨어진 지역에 있는 90∼100여 개 부대에서 올해 신축예정이거나 신축을 위해 내년 예산에 반영한 것들이다. DMZ와 가장 근접한 대상 지역은 민간인통제선 내 지역으로 수색대와 포병대, 정보부대 등이 배치돼 있다. 이 조치는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대로 남북의 군축에 대비해 최전방 부대의 후방배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관계 진전으로 안보 상황에 큰 변화가 오면 최전방 지역의 군사시설에도 변동이 생길 수 있다"며 안보 상황 변화에 따른 매몰·복구 비용 최소화 차원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남북 함정 간 해상 핫라인 복원은 NLL 일대의 군사적 긴장을 낮출 상호 조치다. DMZ에 근접한 군부대의 시설물 신축을 전면 보류한 것도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각종 조치는 남북 간에 상호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는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돼 있다. `우리가 북한보다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음을 정부 당국이 간과하지 않기를 바란다.
더욱이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행보가 기대했던 것만큼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남북 간에는 다양한 접촉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북미 간 협상은 아직 이렇다 할 성과물을 내놓지 못한 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내주 방북만 예고된 상태다.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가 합의됐음에도 북한이 미국을 속이고 핵탄두와 미사일, 핵 개발 관련 시설의 개수를 줄이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내용은 주목할만하다. WP는 지금껏 영변 한 곳으로 알려진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2010년부터 강선에 비밀스레 존재했으며, 미 당국이 이곳의 농축 규모를 영변의 2배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내용이 사실이라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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