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터키가 미국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와 러시아의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동시에 운용할 경우 F-35 스텔스 기술이 러시아로 유출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일 보도했다.
터키는 미국의 제작업체인 록히드마틴으로부터 F-35를 인도받기 위해 조종사를 미국 현지에 파견하는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48대의 F-35를 주문한 영국은 지난달 첫 4대가 영국에 도착했으며 장기적으로 모두 138대의 F-35를 도입할 방침이다.
앞서 미 의회도 터키가 미국과 러시아 무기를 동시에 운용하는 데 따른 위험성을 제기한 바 있다.
크리스 반 홀렌 상원의원(민주, 메릴랜드)은 터키에 F-35를 인도하는데 터키가 러시아로부터 S-400 미사일을 도입하지 않을 것을 국방수권법에 조건으로 추가했다.
반 홀렌 의원은 터키가 F-35와 러시아 미사일 시스템을 동시에 운용하는 것은 러시아가 F-35기의 성능과 취약점을 용이하게 평가, 탐지,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 홀렌 의원은 "만약 터키가 나토 동맹들의 우려를 무시하고 (블라디미르) 푸틴과 결탁을 강행할 경우 더는 F-35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 측도 자국에 갓 배치된 F-35와 관련해 터키의 러시아 미사일 도입 계획에 우려를 나타냈다.
하원 국방위 소속의 마크 프랑수아 의원은 "영국이 엄청난 돈을 투입해 F-35를 사들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스텔스 기술 때문"이라면서 "터키의 S-400 미사일 시스템 구입을 포함해 F-35의 스텔스 기술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의원은 러시아가 스텔스 기술을 취득하려 시도할 것이 명백하므로 국방부로선 의심할 여지 없는 우려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터키는 116대의 F-35를 주문하는 한편 러시아로부터도 S-400 미사일 2개 포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터키는 영국과 마찬가지로 나토 회원국이지만 지난 2016년 실패한 군부쿠데타 이후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정부가 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정부를 적극 지지하고 나섬으로써 회원국 간 우호관계가 차질을 빚고 있다.
줄리언 루이스 영국 하원 국방위원장도 터키가 이슬람 적대세력들을 '모호하게 지원한' 전력이 있고 러시아와 불건전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점등을 들어 미국의 터키에 대한 F-35 인도 필요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S-400 미사일은 서방측에 'SA-21 그라울러'라는 암호명을 가진 방공미사일 시스템으로 지난 2007년부터 실전 배치돼왔으며 40-400km의 사거리를 갖고 있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