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구글 등 기술대기업 커뮤니티 칼리지와 파트너십 제휴
트럼프의 '견습 교육' 행정명령도 한 몫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2년제'로 낙인 찍혔던 '커뮤니티 칼리지(Community College)'가 아마존·구글·IBM 같은 거대 기술 기업들에 숙련된 인력을 제공하는 '기술인 파이프라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미국 대학생의 학자금 융자 급증과 숙련된 기술 인력에 대한 부족이 미국의 2년제 지역 대학인 커뮤니티 칼리지를 '테크(기술) 인큐베이터'로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값싼 수업료를 내고 학교를 마친 뒤 곧바로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지름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WSJ은 "현재 미국인들은 약 1조4천억 달러 규모의 학자금 대출 빚을 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사이버 보안, 클라우드 컴퓨팅, 컴퓨터 프로그래밍, 데이터 사이언스 등의 분야에는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필요하며, 지원자와 직책 간 격차는 점점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가진 사람과 실제 지원자의 기술 수준 격차, 즉 '적당한 기술 인력 찾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4년제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으면서도 첨단 기술 업계에 속해 있는 핵심 기술 인력은 현재 50만 명에 이른다고 WSJ은 전했다.
커뮤니티 칼리지의 학비는 4년제 주립대학의 절반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저소득층 가정이나 소수 인종계가 커뮤니티 칼리지를 선호해 왔다.
하지만 최근 실리콘 밸리의 주요 기술 기업들이 '인종 다양성'을 위해 소수 인종계 채용을 선호하면서 오히려 이 또한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WSJ은 "직업별 임금 격차가 커지면서 준학사 소지자(2년제 대학 졸업자)의 30%가 학사 학위 소지자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있다"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전공한 커뮤니티 칼리지 출신이 영문학 학사 학위 소지자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건설 또는 제조업 인력을 기술 대기업이 채용할 경우 이들에 대한 견습 교육과 인증서, 나아가 학위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해 6월 '견습 프로그램' 행정명령도 커뮤니티 칼리지 활성화에 한 몫하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노던 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와 '도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해 130명의 견습생을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의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특이할 점은 견습생들이 모두 예비역 군인(베테랑)이라는 점이다. 아마존이 베테랑을 교육생으로 선정한 것은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신원이 확실한 사람을 뽑기 위한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아마존 데이터 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직원 보증이 필요할 뿐 아니라 보안 검증을 통과하기까지 몇 년이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베테랑의 경우 보안 검증을 통과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앞서 아마존은 2021년까지 2만5천 명의 베테랑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2개의 커뮤니티 칼리지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테슬라도 전기차 조립과 서비스 분야 인력 확보를 위해 최근 마이애미 에이드 커뮤니티 칼리지와 파트너십 체결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이 끝난 후 곧바로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아마존이나 테슬라와는 좀 다르지만, 구글도 최근 25개 커뮤니티 칼리지와 파트너십을 맺고 IT 기술 교육 지원 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 대외관계위원회의 에드워드 알덴 선임연구원은 "새로운 기술 인재를 찾고자 하는 기업에 커뮤니티 칼리지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면서 "이는 IT 회사들이 학력보다는 기능에 고용의 초점을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WSJ은 "대기업의 고용 패턴과 구인란 등을 보면 여전히 회사들은 4년제 대학 졸업자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이 프로그램들이 성공적인지를 말하기는 아직 때 이르다"고 덧붙였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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