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822명 중 17명 답지 없어져…한 달 넘게 '쉬쉬' 은폐 논란도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인천시가 공무원 임용 필기시험의 답안지 일부를 분실, 일부 응시생만 대상으로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3일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 5월 19일 인천 15개 중·고등학교에서 '2018년도 1회 인천시 지방공무원 임용 필기시험'이 치러졌다.
인천시와 10개 군·구에서 일할 8급·9급 공무원 611명을 뽑는 시험에 1만450명이 지원, 1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일 시험에는 지원자의 65.3%인 6천822명이 응시했다.
인천시는 5월 24일 채점을 위해 시험장별 답안지를 개봉하는 과정에서 부원여중 14시험실에서 시험을 본 17명의 답안지가 모두 분실된 사실을 발견했다.
시는 시험 종료 후 시험시행본부에서 답안지를 정리하다가 17명의 답안지를 담은 봉투를 폐기 대상 문제지 상자에 잘못 넣어 분실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천시는 재활용품 수거업체를 찾아가 답안지를 찾아 봤지만 되찾지 못했다.
시는 결국 답안지가 없어진 응시생 17명만 대상으로 8월 11일 따로 재시험을 치르고, 이 중 1명을 기존 선발 예정 인원 611명과 별도로 임용할 계획이다.
시는 고문 변호사 3명에게 법률 자문을 의뢰해 이런 방침을 정했으며, 응시생 17명도 이 방안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모두 부평구 행정직 9급 지원자다. 21명을 뽑는 부평구 행정직 9급 시험에는 472명이 응시했고 현재 필기합격자는 25명이다. 필기합격자는 9월 중 면접시험을 거쳐 최종 임용 여부가 결정된다.
인천시는 그러나 17명을 제외한 다른 응시생에게는 답안지 분실 사실이나 재시험 일정을 고지하지 않아 은폐 논란도 빚어지고 있다.
시는 박남춘 신임 인천시장에게도 2일에야 답안지 분실 사실을 보고했다.
답안지 분실과 일부 응시생의 재시험 등 필기전형 전반에 적지 않은 문제를 드러냄에 따라 임용시험 탈락자들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기존 인원 외에 1명을 더 선발하기로 했기 때문에 다른 응시생에게 미치는 피해는 없다"며 "시험지 분실 사실을 전체 응시생에게 전체 공개하는 것도 고려했지만 응시생의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는 파장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시는 분실 경위와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해 감사를 진행 중이며, 필요할 경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공무원 시험 답안지 분실 사고는 과거 2005년 4월 경기 고양시에서도 발생한 적이 있다.
경기도는 보건9급 응시생 166명 중 제16시험실에서 시험을 본 30명의 답안지가 없어지자 응시자 전원을 대상으로 재시험을 실시했다. 단 다른 직렬 1천292명 선발 전형은 예정대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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