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국내 팬들한테는 '일본의 서강준'으로 불리는 일본 배우 사카구치 겐타로(27)가 한국을 찾았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영화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다케우치 히데키 감독) 홍보차 내한한 그는 3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시사회와 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영화 감독 지망생 켄지 역을 맡았다. 켄지는 우연히 발견한 흑백 고전영화 속 주인공 미유키 공주(아야세 하루카 분)를 흠모하며 홀로 영화 감상을 즐긴다. 그러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 스크린 속 미유키 공주가 실제로 현실 속에 나타나고, 시공간을 뛰어넘어 둘만의 로맨스가 시작된다.
극중 켄지는 순수하면서 유약해 보이지만,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지고지순한 캐릭터다. 그는 "지금까지 맡은 역할과는 다른 캐릭터여서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1960년대 일본 영화 촬영장을 무대로 한편의 동화처럼 펼쳐진다. 스크린에서 현실로 갓 튀어나온 미유키 공주는 흑백으로 표현된다. 공주는 말보다 손이 앞서는 말괄량이 캐릭터이면서도 영화 '로마의 휴일' 속 공주처럼 사랑스럽게 그려진다. 설정 자체는 판타지이지만, 두 사람의 사랑이 제법 가슴 절절하게 다가오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 덕분이다.
사카구치 겐타로는 "이 영화는 판타지적 요소도 있지만, 두 사람의 순수한 사랑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켄지가 미유키 공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가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리는 관건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켄지의 사랑이 거짓으로 보이면 영화 전체가 거짓으로 보일 것 같아 켄지 역할에 몰입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속 설정처럼 실제로 현실 속에서 만나고 싶은 작품 속 캐릭터가 있느냐고 묻자, 애니메이션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속 캐릭터를 꼽았다.
패션잡지 모델로 데뷔한 그는 2014년 연기를 시작해 20여 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다. 현재 일본에서 방송, 영화 등에서 수많은 러브콜을 받는 인기 배우다. 국내 개봉한 영화 '너와 100번째 사랑' 등을 통해 한국에도 팬이 많다. 특히 '시그널' '미안한다, 사랑한다' 등 한국 드라마의 일본 리메이크작에 출연해 주목받았다.
그는 '서강준과 닮았다'는 평가에 대해 "서강준 씨는 처음에는 잘 몰랐다"면서 "주위에서 많이 이야기하니까 인연인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최근 재미있게 본 한국영화로 '부산행'을 꼽은 뒤 "휴머니즘과 스릴도 있고 작품성도 있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한국영화에도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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