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방의회 의장단 독식…소수정당 의원들 집단 보이콧

입력 2018-07-0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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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방의회 의장단 독식…소수정당 의원들 집단 보이콧
'한국당 다수' 대구시의회서는 한국당 독식에 민주당이 반발


(전국종합=연합뉴스) 전국 지방의회 곳곳에서 새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의장단 구성을 놓고 잡음이 새 나오고 있다.
특히 특정 정당이 의석 절대다수를 차지한 곳에서는 의장단을 독식하려는 정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소수정당 간 극심한 갈등이 빚어졌다.
소수정당 의원들을 배제한 짬짜미, 나눠먹기식 배분 등 '다수의 횡포'라는 반발과 함께 의정활동 보이콧 등 부작용도 곳곳에서 노출됐다.
3일 전국 지방의회에 따르면 광주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공식 절차를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의장단 구성을 추진해 빈축을 샀다.
23석 중 22석을 차지한 민주당 의원들은 초선의원을 중심으로 운영위원장, 상임위원장 3명을 선임하고 2명 이상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의장, 부의장, 행정자치위원장은 경선을 통해 선출하기로 했다.
광주시의회는 4일까지 의장단 후보 등록을 받아 9일 의장과 부의장 2명을 선출하고, 상임위원장 4명과 운영위원장 1명은 13일과 19일 각각 뽑기로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원 간 자리싸움을 막으려고 사전에 조율했다는 입장이지만 의장단 구성이 당내 업무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의회에 유일한 비민주당 의원을 비례대표로 입성시킨 정의당 관계자는 "단 1명이라도 다른 당 소속 의원이 엄연히 있는데도 이를 무시한 것은 다수의 횡포"라고 비판했다.

경기 고양시의회도 5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민주당이 독식하면서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고양시의회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국당 소속 시의원 8명은 제8대 고양시의회 원 구성에 있어 민주당의 독식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을 선언한다"며 "(독식은) 고양시의회 역사상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민주의회 정치를 역행하는 심각한 적폐행위"라고 규정했다.
정의당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는 민주당끼리 더불어였으며, 민주는 '다수결의 횡포'에 다름 아니었다"며 "민주당에서 야당과 소수정당의 존중과 합의라는 민주주의는 시작부터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의회독재의 망령이 살아나는 듯했다"고 비난했다.
고양시의회는 민주당 21석, 한국당 8석, 정의당이 4석이다.
충북 충주시의회 한국당 소속 의원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의 의장단 독식을 비난했다.
이들은 "민주당 12석, 한국당 7석으로 민주당이 다수당이긴 하지만 소수당에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을 배려했던 관행을 무시했다"며 의정활동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했다.
충북 영동군의회에서도 다수당(8석 중 5석)인 민주당의 의장, 부의장 독식 움직임에 한국당 의원들이 의장단 선출 절차를 보이콧했다.
인천시의회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도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시의회 의석 분포를 보면 민주당이 전체 37석 중 34석, 한국당과 정의당은 각각 2석, 1석에 불과해 어찌 보면 예상된 결과였다.
이처럼 민주당 압승으로 정당별 의석수 쏠림이 심한 지방의회에서는 의장단을 민주당이 독식할지, 다른 정당에 배분할지를 두고 힘겨루기가 이뤄지고 있다.
의장 선거 전에 상임위원장직을 약속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구태도 여전하다.
반대로 대구시의회는 한국당의 의장단 독식에 민주당이 반발하고 있다.
대구시의회는 이날 6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출과 위원 선임을 끝으로 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한국당 소속 의원 25명만 참석해 비밀 투표로 진행된 선거에서 상임위원장 6명 모두 한국당이 독차지했다.
민주당 의원 5명은 "시의회가 임시회 7일 전이나 최소 3일 전에는 집회를 공고해야 하는 법 규정을 어겼다"며 상임위원장 표결에 불참해 개원 이후 이틀째 보이콧을 이어갔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의석수 분포에 따라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 배분이 이뤄졌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쏠림 현상이 심해 이런 관행이 깨지면서 잡음이 나오는 것 같다"며 "새 임기 의정활동을 좌우할 필수 절차인 만큼 공정한 과정을 거쳐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사들로 의장단이 구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승혁, 강종구, 김형우, 김용민,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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