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효정학교에서 장애 영유아 맞춤형 복합재난 대피훈련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재난이 발생하면 앞을 보지 못하는 데다 혼자서 이동이 어려운 시각장애 영·유아는 어떻게 대피해야 할까.
행정안전부는 5일 서울 강북구에 있는 영유아 특수학교인 효정학교에서 맞춤형 복합재난 대피훈련을 한다고 4일 밝혔다.
효정학교는 지난해 9월 개교한 국내 최초 영유아 특수학교다. 교직원 32명이 2∼7세 시각장애 영유아 28명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훈련은 서울시 강북구 서북쪽 5㎞ 지역에서 규모 6.0 지진이 발생하고 동시에 학교 안에서 불이 나는 복합재난 상황을 가정해 진행된다. 일반 재난대피훈련과는 달리 장애 영유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훈련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재난이 발생하면 담당 교사는 아기띠를 활용해 영유아를 가슴에 안고 대피하면서 교실문에 있는 아동카드 스티커를 영유아에 부착한다. 아동카드 스티커에는 장애 영유아의 이름과 생년월일, 행동특성, 긴급 연락처, 복용 중인 약물 등을 표기돼 있다. 재난 상황에서 장애 영유아의 인적사항과 의료정보를 구조자에게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훈련은 효정학교 교사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이 교사는 올해 4월 세종시에 있는 중증장애인 특수학교인 누리학교에서 특수학교 어린이 재난안전훈련이 진행됐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행안부에 직접 연락해 도움을 청했다.
행안부는 흔쾌히 이 교사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강북경찰서와 강북소방서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 장애 유아에 맞춘 훈련 시나리오는 물론, 실제 재난 때 학교와 지역사회 협업을 시험할 수 있는 대피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행안부는 이번 훈련을 계기로 특수학교 학생의 특성에 맞춘 표준 훈련 시나리오를 개발할 계획이다.
그동안 특수학교에서 이뤄진 재난대피훈련은 일반 학교를 기준으로 한 훈련방식에 따라 진행됐으며 특수학교 학생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훈련은 4월 누리학교에서 진행된 훈련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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