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보 모기업 레전드홀딩스, 룩셈부르크국제은행 지분 90% 매입
(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 중국의 비금융기업이 유럽의 주요 은행 지분 인수에 성공했다고 중국관영 신화통신이 4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PC 메이커인 레노보(聯想·롄샹)의 모기업인 레전드홀딩스(聯想控股)가 룩셈부르크국제은행(BIL)의 지분 90%를 15억3천400만 유로(약 2조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마무리했다.
이 은행의 나머지 지분 10%는 룩셈부르크 정부가 계속 소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향후 이 은행은 레전드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되고 은행 실적은 레전드홀딩스 재무보고서에 산입된다.
이번 거래는 유럽중앙은행(ECB), 룩셈부르크 금융당국의 승인을 거쳤다.
이번 계약이 완성됨에 따라 레노보가 레전드홀딩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4%에서 33%로 내려간다.
레전드홀딩스는 금융서비스를 주요 목표 산업중 하나로 상정해 금융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산하에 한커우(漢口)은행과 쑤저우(蘇州)신탁, 모바일 지급결제시스템인 라카라즈푸 등을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인수는 유럽중앙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 자본의 비금융기관이 유럽중앙은행이 관리감독하는 유럽의 '중요 시스템 은행'의 지분 인수를 허용했다는 점이다.
'중요 시스템 은행'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도출된 개념으로 은행의 금융위기가 해당 국가, 나아가 세계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때 지정한다. 이들 은행에 대해서는 감독기구의 관리감독이 강화된다.
류촨즈(柳傳志) 레전드홀딩스 창립자 겸 회장은 성명에서 "이번 인수는 2004년 레노보의 IBM 퍼스널컴퓨터 부문 인수에 이어 레전드홀딩스 국제화를 위한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룩셈부르크국제은행은 1856년 설립돼 총자산이 238억 유로에 이르며, 지난해 총수입은 5억5천300만 유로, 순이익은 1억1천700만 유로를 기록한 룩셈부르크 3대 은행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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