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여자대학들 사이에서 호적상 남성이어도 자신을 여성으로 인식하는 '트랜스젠더' 학생의 입학을 허용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4일 오차노미즈(お茶の水) 여대에 이어 나라(奈良)여대도 트랜스젠더 학생을 받아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나라여대가 트랜스젠더 학생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입학 허용 시기와 대응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대학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트랜스젠더 학생의 입학을 허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나라여대는 1908년 설립된 나라여자사범학교가 전신인 대학으로, 서(西)일본 지역의 유일한 국립 여자대학이다.
나라여대는 오차노미즈여대의 최근 발표를 계기로 트랜스젠더의 입학 허용을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차노미즈여대는 2일 트랜스젠더의 입학을 2020년도부터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쿄도(東京都)에 위치한 이 대학은 1875년 설립된 도쿄여자사범학교가 전신으로, 140년 이상의 전통을 지녔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두 여자대학이 트랜스젠더에 '교문'을 열기로 함에 따라 비슷한 움직임이 일본 내 다른 여대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사이타마(埼玉)현의 사이타마시가 동성 커플을 인정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해 주목된다.
사이타마시는 전날 성적소수자(LGBT) 커플을 인정하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올해 안에 도입 시점을 정할 방침이다.
시미즈 하야토(淸水勇人) 시장은 "성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이타마시의 자세를 보여주고 싶다"며 "같은 제도의 도입 여부를 국가 차원에서도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지자체들 사이에서는 동성 커플을 인정하는 제도 도입이 이어지고 있다.
2015년 도쿄 시부야(澁谷)구가 처음으로 동성 커플을 인정한 뒤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晃)시와 후쿠오카(福岡)현 후쿠오카시가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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