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류허 주재 첫 금융안정위 회의…위안화 불안요인 해소 강조

입력 2018-07-04 11:05  

中 류허 주재 첫 금융안정위 회의…위안화 불안요인 해소 강조
위안화 절하에 中 본격 개입하나…미중 무역전쟁 앞두고 촉각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 개시를 앞두고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며 시장불안이 커지자 중국 당국이 금융안정에 대한 자신감을 강조하며 조심스럽게 개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설립된 중국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전날 주임인 류허(劉鶴) 부총리 주재로 출범후 첫 전체회의를 열어 위기 요인을 해소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회의에서 "현재 중대 리스크와의 '공성전'에서 승리하고 외부 리스크에 대응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완전히 갖추고 있어 이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하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미중 무역전쟁을 앞두고 위안화 가치가 외환시장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열렸다. 미중 무역협상의 중국 대표인 류허 부총리를 주임으로 이강(易綱) 인민은행장과 딩쉐둥(丁學東) 국무원 부비서장이 부주임을 맡는 등 13개 부서의 금융기관 책임자들이 총출동했다.
중국 당국의 금융안정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 덕분에 4일 역내외 시장에서 위안화 하락세는 진정되는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
3일 역외 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개장 초반 2017년 8월 이후 11개월여만의 최저수준인 달러당 6.73위안까지 떨어지고 역내 위안화 가치도 달러당 6.72위안까지 떨어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외환당국자들이 잇따라 구두로 '위안화 안정'을 주창하고 나서면서 위안화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중국 인민은행은 6월 한달간 1994년 외환시장 설립후 최대폭인 3.3%나 떨어지는 위안화 약세에도 기준환율을 통한 위안화 안정을 유도하기만 뿐 별다른 개입을 하지 않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강 행장이 중국증권보와의 인터뷰를 빌어 "(최근의 위안화 약세는) 미국 달러 강세와 외부 불확실성 등의 영향을 주로 받은 것"이라며 "위안화를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수준에서 유지하기 위한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장인 판궁성(潘功勝) 인민은행 부총재도 홍콩의 한 포럼에서 "중국은 위안화를 합리적인 구간에서 안정을 유지할 자신이 있고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며 펀더멘털이 강하고 경제도 내성을 갖고 있다"고 거들었다.
시장은 이를 중국 당국의 개입 신호로 판단했다. 결국 전날 오후 들어 역외 위안화 가치가 6.66위안까지 올랐고 역내 시장에서도 6.64위안으로 전날 대비 상승 마감한 것은 이 두 당국자의 구두 발언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행장과 판 부행장의 위안화 지지 발언은 금융안정발전위원회에서 확정된 금융안정 방침이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의 위안화 급락은 최근 미중 무역전쟁 정세가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수출 가격을 낮춰 경기부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 경우 미국의 더 큰 무역공세를 받을 수 있고 시장자유화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는 점은 중국이 안고 있는 딜레마였다.
전날 당국자들은 최근의 위안화 약세가 시장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며 위안화 절하의 의도성을 부인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자본유출이 확대되고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조짐이 보일 경우 인민은행이 보다 강도높은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인민은행이 위안화 절하를 억제하기 위해 활용했던 '기준환율 산정시 역주기 조절' 요인을 재도입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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