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친문 부엉이 모임' 뜨거운 감자로…계파주의 경계·비판

입력 2018-07-04 12:05  

민주 '친문 부엉이 모임' 뜨거운 감자로…계파주의 경계·비판
당 일각서 "망하는 지름길", "조직 내 갈등 빌미" 등 비판 목소리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한지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8·25 전국대의원대회(전대) 당권 경쟁구도가 윤곽을 드러내는 와중에 당내 주류 세력의 모임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른바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의 '부엉이 모임'이 전대 후보군의 대표주자 정리 문제와 맞물려 부각되자 당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재선의 한 의원은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촛불로 정권을 만든 상황에서 유한한 재원을 소수가 나눠 먹겠다는 것이 계파주의"라며 "나만이 문재인정부를 성공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후진적 정치행태이며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다 같이 세운 집권당 내에서 '친문·비문 편 가르기'는 무의미할뿐더러 당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다.
당대표 출마 의지를 보인 이종걸(5선)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부엉이 모임과 관련해 "우물가에서 물을 퍼야지 숭늉을 찾으면 안 된다"며 "우물가에 온 우리에게 국민이 지시하고 지지해주는, 해야 할 일이 분명히 있다. 그것부터 하고 난 다음에 집에 가서 숭늉도 끓여 먹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창원 의원도 트위터에 "특정 국회의원, 판·검사, 고위직 공무원들끼리 모이는 모든 사적 모임 해체를 촉구한다. 좋은 취지들이겠으나 필연적으로 인사나 청탁 등과 연계 우려 있으며 불필요한 조직 내 갈등의 빌미가 된다"며 부엉이 모임을 비판한 것으로 보이는 글을 올렸다.
부엉이 모임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이어지자 모임의 성격을 고민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전해철 의원은 전날 한 인터넷 언론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전당대회 이후 (부엉이 모임의) 문턱을 높게 하지 말고 열린 공간에서 함께 이야기하자고 하는 찰나에 (관련) 보도가 나왔다. 당황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잘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엉이 모임 회원이라고 밝힌 바 있는 박범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부엉이 모임은 패권과 권력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전대와 관련해 부엉이 모임이 어떤 위상으로 가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국민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본다면 전대 이전까지는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최근 부엉이 모임 차원의 점심 회동을 하고 후보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엉이 모임을 향한 우려가 나오는 것과는 별개로 소위 친문 대표주자 정리에도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노무현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이해찬(7선) 의원의 당대표 경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가 당내에 확산하는 가운데 이 의원이 조만간 '결심'을 굳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의원이 출마, 불출마 어떤 방향이든 조만간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여전히 주변 얘기를 들으며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친문 후보 단일화를 '분열의 정치'로 규정하는 시각이 있지만, 이 의원의 등판은 김진표(4선)·최재성(4선)·전해철(재선) 의원의 출마 및 단일화 논의에도 영향을 줄 변수로 꼽힌다.
당권 후보군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박범계 의원은 이날 "유능한 혁신가의 공정한 돌풍"을 일으키겠다며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인 송영길(4선) 의원은 이달 중순께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권 도전 의지를 내보인 김두관(초선) 의원은 중앙위원들을 만나며 '표밭 다지기'에 나섰고, 당대표 출마가 점쳐지는 이석현(6선)·박영선(4선)·설훈(4선)·윤호중(3선)·이인영(3선) 의원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당권 도전 여부를 놓고 거취 논란에 휘말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도 완전히 닫혔다고 할 수 없어 김 장관의 출마 여부도 당권 경쟁구도의 변수로 꼽힌다.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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