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10년째 대장암 투병, 아들은 우울증 앓아 생활고
(남원=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전북 남원의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A(71)씨와 아들(37)이 장례비용으로 추정되는 120만원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이 주택 TV 주변에서 5만원권 16장과 1만원권 40장이 든 돈 봉투가 발견됐다.
봉투 겉면에는 '집주인 할머니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이 글은 숨진 아들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월세 밀린 적 없다'는 집 주인 진술과 A씨 큰아들 진술에 따라 이들이 장례비용을 남긴 것으로 추정했다.
120만원은 이들 뜻에 따라 추후 장례비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A씨와 아들은 전날 오후 1시 16분께 자택에서 나란히 누운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방 안에서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발견됐다.
A씨는 생전에 10년째 대장암으로 투병 중이었고, 아들은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아들은 남원시청에서 자활 근로를 하다 2013년 중순부터 아버지 병간호를 했다.
주민과 왕래가 거의 없었던 아들은 평소 일부 주민과 형에게 '힘들다. 죽고 싶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숨진 지 한 달 정도 지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극단적 선택을 할 작정으로 평소에 돈을 조금씩 모은 것으로 보인다"며 "아버지는 투병으로, 아들은 우울증과 병시중으로 힘든 세월을 보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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