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꽝, 사고에도…'엉금엉금 기어 환자 먼저 보살핀 구급대원

입력 2018-07-04 18:03   수정 2018-07-0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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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 사고에도…'엉금엉금 기어 환자 먼저 보살핀 구급대원
광주 구급차사고 영상에 담긴 헌신적인 구급대원 모습 '감동'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지난 2일 광주에서 발생한 119구급차가 추돌사고 후 옆으로 넘어진 사고의 장면이 찍힌 블랙박스 영상이 뒤늦게 공개됐다.
영상 속에는 환자를 살리려고 온 힘을 다해 심폐소생술 하다 구급대원들이 사고를 당하는 아찔한 순간 다친 구급대원들이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간 상황에서도 환자 먼저 살피는 장면 등이 담겼다.

[광주 북부소방서 제공]

2일 오전 11시께 구급차 두 대가 나란히 요란한 사이렌을 울리고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교차로에 3차로 갓길을 파고들며 다가갔다.
구급차 안을 찍은 화면에서는 구급대원 한 명이 의식과 호흡을 잃고 쓰러진 환자의 몸 위에서 힘겹게 흉부 압박하고 있었고, 그 옆에서 다른 구급대원은 환자의 입으로 숨을 불어넣고 있었다.
함께 탄 대학생 실습생은 달리는 차 안에서 구급대원이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도록 대원의 몸을 붙잡아 주고 있었다.
생사의 순간이 오가던 그때 교차로 신호가 바뀐 틈을 타 구급차가 교차로에 진입하던 순간 119구급차 우측에서 스타렉스 차 한 대가 쏜살같이 다가와 충격했다.

찰나의 순간 구급차는 옆으로 넘어졌고, 구급차 안은 아수라장이 됐다.
구급대원들과 실습생, 환자는 사고의 충격으로 차 안에서 한 바퀴 구른 뒤 구급차 뒷문이 열리면서 밖으로 튕겨 나갔다.
뒤따르던 구급차의 블랙박스에 찍힌 화면을 보면, 밖으로 튕겨 나간 충격에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한 구급대원들은 아픈 몸을 이끌고 곧장 환자에게 엉금엉금 기어가 상태를 살폈다.
구급대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환자는 뒤따르던 구급차에 실려 즉각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90대 할머니인 환자는 가족과 밥을 먹다 음식물이 목에 걸려 호흡과 맥박을 잃은 상태였다.
경찰은 조만간 119구급차 운전자를 소환해 사고 당시 진술을 청취할 예정이다.
경찰 조사에서 구급대원이 신호 위반한 사실을 인정하게 되면 입건돼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다.
도로교통법상 구급차, 소방차 등은 '긴급 자동차'는 긴급상황 시 신호·속도위반을 해도 되지만, 사고가 나면 처벌을 면책받을 수는 없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에 대해 '구급차 운전자를 처벌하지 말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경찰은 "환자가 사고의 여파로 숨졌는지 부검을 통해 규명하고, 사고 경위를 정확히 규명해 입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pch8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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