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 들이대며 가족살해 협박"…탈옥 도운 佛 조종사 충격 호소

입력 2018-07-04 22:36  

"권총 들이대며 가족살해 협박"…탈옥 도운 佛 조종사 충격 호소
방송에 당시 상황 증언…"첫 비행 하려는 父子인 줄 알았는데…"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교도소를 극적으로 탈옥한 무장강도 죄수 일당의 협박으로 본의 아니게 탈출을 도운 헬리콥터 조종사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파리 근교 한 항공학교에서 헬리콥터 조종술을 가르치는 스테판 부이 교관은 4일(현지시간) RTL 라디오에 출연, "비행을 하러 온 줄 알았던 두 남자가 갑자기 권총을 머리에 들이대면서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가족까지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부이 교관은 이들의 협박에 못 이겨 지난 1일(현지시간) 헬리콥터를 조종해 파리 근교 레오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무장강도와 경찰관 살해 기결수 레두안 파이드(46)의 탈출을 도왔다.
그는 "당일 아침 부자(父子) 관계라면서 50대와 20대 남자가 항공 학교로 찾아와 첫 비행을 하고 싶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죄수의 탈옥을 도우려는 일당이었다"고 말했다.
두 남자는 전에도 이 항공학교를 두어 차례 찾아온 적이 있어서 낯이 익었다고 한다.
50대 남성은 아들의 처녀비행을 위한 것이라며 특정 기종의 헬리콥터와 조종술 시연을 요구했지만, 그는 "해당 기종은 처녀비행에 적합하지도 않고 연료도 충분치 않다"고 거절했다.


그러자 이들은 권총을 꺼내 부이 교관의 머리에 들이대면서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가족들까지 찾아내 살해하겠다고 했다. 결국, 그는 이들이 요구한 헬기에 연료를 채운 뒤 둘을 태우고 교도소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베테랑 조종사인 부이 교관은 이 헬리콥터를 레오 교도소에서 유일하게 항공기차단 그물이 설치되지 않은 면회실 앞뜰에 착륙시켰고, 괴한들은 면회실에 있던 파이드를 데리고 나와 헬기를 타고 탈옥했다.
부이 교관은 범행에 이용된 뒤 이 일당에게서 풀려났다. 그들은 헬기 조종석에 불을 지른 뒤 차량으로 바꿔 타고 도주했다.
부이 교관은 심적 충격으로 현재 정신과 치료와 상담을 받고 있다고 한다.
당국은 프랑스 전역과 인터폴에 수배령을 내리고 경찰관 3천명을 투입해 파이드 일당의 행방을 쫓고 있지만, 여전히 종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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