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홍대앞 서울의 문화발전소' 발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홍대 앞에 간다"는 말의 의미는 시대에 따라 달랐다.
1970∼1980년대에는 미술 도구와 재료를 사러 가거나 입시미술 학원에 간다는 의미였고, 더불어 즉석 떡볶이와 파르페를 먹으러 간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때는 '청기와주유소' '산울림 소극장' 등이 홍대 앞을 상징하는 지정학적 키워드였고, 임대료가 싼 지역적 특징으로 108작업실(100만원 보증금에 월세 8만원), 208화실 등의 용어가 통용됐다.
1990∼2000년대에는 클럽에 간다는 의미로 통했다. 강남에 몰려있던 기존의 '나이트클럽'과 달리, 인디밴드와 록밴드의 라이브공연이 펼쳐지고 자유롭고 트렌디하게 춤과 술을 즐길 수 있는 클럽이 잇따라 들어서며 홍대 앞 새로운 문화를 형성했다. 이때부터 고급 카페와 프렌차이즈 점포, 노래방이 들어섰고, 신촌과 이대 앞이 중심이던 옷가게도 홍대 앞으로 옮겨왔다.
지하철 6호선과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이 개통하면서 2010년대에 외국인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모여들자 홍대 앞 상업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젠트리피케이션, 투어리즘 포비아가 확산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이러한 홍대 앞 변천사를 담은 '2017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홍대앞 서울의 문화발전소'를 발간했다고 5일 밝혔다.
애초 홍대 앞은 당인리 화력발전소로 무연탄을 운반하는 당인선 철길을 따라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지역이다. 해방 이후 시행된 서교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주거지가 조성되었는데, 당시에는 중산층 이상이 사는 고급주거지로 인기를 끌었다.
1955년 홍익대학교의 이전으로 이 일대는 대학가를 이뤘다. 미술대학이 주목받으면서 1970년대부터 미술문화의 중심지가 됐고, 거리에는 예술적 분위기가 넘쳐났다.
그러다 1990년 이후 '클럽 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홍대 앞은 상업화, 자본화의 길을 걷게 됐고,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
1992년 개점한 '스카'(SKA)는 록카페형 댄스클럽의 시초이며, 2001년부터 개최된 '클럽데이'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외국인들을 위한 관광상품으로 클럽문화가 선정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홍대앞 서울의 문화발전소'는 2001년 3월부터 2011년까지 10년 넘게 진행된 '클럽데이'에 대한 기록을 당시의 진행과정, 사진, 포스터와 홍보물 등을 수집해 별도로 발간한 책자이다.
책에는 이와 함께 호미화방, 리치몬드과자점, 산울림소극장 대표 등 홍대 앞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온 12명을 선정해 생애사 구술조사를 진행한 내용도 담겼다.
'2017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서울의 문화발전소 홍대앞'은 서울책방(☎ 02-739-7033)과 서울역사박물관(☎ 02-724-0272) 뮤지엄숍에서 구매할 수 있다. 가격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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