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자율적으로 인재 발굴해야 다양성·역동성 확보"

입력 2018-07-05 16:17  

"대학이 자율적으로 인재 발굴해야 다양성·역동성 확보"
서울 10개 사립대 총장들 포럼…"정부 정책만 쳐다보지 말아야"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어야 다양성이 확보되며 이는 곧 대학과 사회의 역동성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려대 양찬우 인재발굴처장은 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서울 시내 주요 사립대 총장들이 모여 개최한 제3회 미래대학포럼에서 기조발제를 맡아 이렇게 주장했다.
양 처장은 "자연은 순수한 것을 싫어해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며 "대학의 다양성은 학내 구성원 다양성에서 비롯되며, 신입생 선발이라는 것도 구성원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나아간다"고 제시했다.
그는 수능 위주 전형을 줄이고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확대한 고려대 사례를 설명하며 정성평가 형태인 학종을 통해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 처장은 "지난해의 경우 전년도와 비교해 수도권 학생 숫자가 4% 감소했고, 합격자 출신 고교 숫자는 2016년 1천151개, 2017년 1천185개, 2018년 1천197개로 꾸준히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또 "수시 선발 인원인 3천 명을 정시로 선발하는 시뮬레이션을 해봤을 때 합격자 배출 고교가 700개에 그쳐 수시와 비교할 때 28% 감소했다"며 "자연스럽게 (수시가) 정시보다 충분한 다양성이 확보된다"고 말했다.
양 처장은 "자율적 인재발굴은 대학에 역동성을 주고, 그 역동성은 졸업생을 통해 사회로 전이된다"며 "대학 자율성이 훼손되고 성적 위주로 학생을 뽑는 체제로 돌아간다면 대학은 지금까지 해온, 어떤 인재를 키워낼지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세대 민경찬 명예특임교수는 '학생선발권과 공공성'을 주제로 발표하며 "대학은 연구와 교육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개별대학의 생존만큼 국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민 교수는 "가령 유초중등 교육에도 대학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이들은 교육의 원석인데, 우리는 그간 원석의 상태에는 관심 없이 가공만 해왔다"며 "유초중등 교육이 정상화되도록 대학 교육과 어떻게 연계시킬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부모나 학생의 고통에 대해서도 대학이 무책임할 수 없다"며 "그간 정부 정책을 쳐다보기만 하면서 비판만 했는데 우리가 선도적 위치에 서서 스스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대학포럼은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10개 대학 총장이 모여 2016년 6월 만들었다.
이날 포럼에는 고려대 염재호, 서강대 박종구, 성균관대 정규상, 숙명여대 강정애, 연세대 김용학, 중앙대 김창수, 한국외대 김인철, 이화여대 김혜숙 총장이 참석했다.
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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